• 식목일인 5일 오전 11시30분 북한이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자신들이 '광명성 2호'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한국정부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보란듯이 쏘아올린 것이다. 2800만 북한 주민들이 굶주림 속에 처절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강국 도약'에만 몰두하는 정권이 이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

    특히, 글로벌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세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여 '찰떡 공조'를 약속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오로지 세계 평화에 위협을 가하고 파괴하는 행위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 전체에도 상당한 공포와 충격을 줄 수 밖에 없다.

    이번 북한 장거리 로켓 발사로 한반도는 확실하게 '화약고'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체주의 독재국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거의 모든 준비를 끝냈다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난 만큼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긴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일본이 '재무장'과 '군국주의 노선 복귀'를 위한 절호의 명분을 가지게 되었다. 이번에 일본 정부와 언론이 과민하다 싶을 정도로 긴박하게 움직인 것에는 일본 국민의 공포심을 이용한 우경화 노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아소 타로(麻生太郞) 자민당 내각이 북한 로켓 발사를 계기로 과감한 우경화 정책을 취함으로써 정국 주도권을 되찾으려고 할 것인 만큼 한국과의 갈등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중동과 유럽도 시끄러워지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시리아 및 이란과 무기 공동개발 및 부품 상호조달 라인이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이번 로켓 발사는 이스라엘 및 서유럽 국가들에게는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경고한 '악의 축'(Axis of Evil)이 현실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당시 김대중-노무현 정부 핵심인사들은 부시의 발언에 우려를 표명하며 반발했지만 결과적으로 부시의 예언이 딱 들어맞은 셈이다. 결과적으로 좌파정권 10년의 대북 햇볕정책이 '악의 축' 시나리오를 완성시킨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KT, 대우조선해양 등 세계 톱클래스에 속하는 한국 기업이 만들어온 '메이드 인 코리아'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 시각에서는 북한도 '코리아'이며, 주민들을 굶어죽이면서까지 개발하여 발사한 장거리 로켓 또한 엄연히 '메이드 인 코리아'이기 때문이다. 

    한국 주식시장과 외환시장도 당분간 극도의 불안감 속에 불안정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국제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국가 리스크'를 높게 평가하여 이로인해 우리 기업들의 외화조달 및 국제거래에 상당한 부담과 손실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과연 이같은 부정적 효과와 이미지 손실의 피해가 얼마나 될까? 이 상황에서도 또다시 '포용과 협력' 타령을 할 것인가.

    이제야말로 이명박 정부는 단호하고도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불량국가(Rogue State)' 북한이 형성한 '어글리 코리안' 효과를 상쇄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정부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할 것이며, 대북정책에 있어서도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공조 속에 분명하고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제재가 필요하면 제재를 감행해야 하며, 봉쇄가 필요하면 봉쇄를 단행해야 한다. 더 이상 북한에게 끌려가서는 안된다. 이제라도 한국정부가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여 '악의 축' 대열에서 이탈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국제사회를 위한 한국의 최소한의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