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에 주둔한 미군 병력이 모두 철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서정민 교수는 26일 명지대에서 `오바마 정부의 중동 정책'을 주제로 열린 학술세미나에서 "이라크에서 미군 철수가 단계적으로 이뤄지겠지만 전문가 대부분이 예측하듯 완전히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 교수는 "미국은 주한, 주일 미군을 유지하는 것처럼 주둔군지위협정(SOFA) 체결을 통해 일부 병력과 장비를 이라크에 장기 주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세계 경제위기 때문에 이라크 내 미군의 철수 일정이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대선 출마 이전에 강경한 어조로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고 신속한 철수를 강조했지만 취임 후에는 현실적인 차원에서 철수전략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오바마 정부는 이라크에서 빼는 병력을 아프가니스탄으로 돌리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는 미국이 경제위기 속에서 그나마 비교우위를 지닌 군수산업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산외대 최재훈 교수도 미국은 이라크에서 철군을 추진하면서도 비행장을 중심으로 한 군사시설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이런 정책은 이란에 대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영철 서울 장신대 교수는 이라크의 치안상태가 좋아지면 오바마 정부가 2011년까지는 이라크 주둔 병력을 철수할 것으로 본다며 애초의 철군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향후의 중동정책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