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16일 "개성공단은 속된 말로 북한이 남한을 갖고 노는 지렛대가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당5역 회의에서 "북한이 개성공단 통행을 재개한지 사흘 만에 다시 막았다"면서 "국내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북한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키 리졸브'를 문제삼아 남북간 군 통신선과 육로통행을 차단하며 13일에 개성공단 방문 재차단 함으로서 사실상 개성공단 폐쇄를 위한 1단계 조치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총재는 "지난 정권 10년동안 남북관계는 한마디로 양두구육(羊頭狗肉)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정경분리라는 양머리를 걸어놓고 실제로는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건이나 이번의 개성공단 중단 사태에서 보듯이 북한은 정치적인 이유로 언제든지 남북 관계를 제멋대로 동결시키는 개고기 같은 경협관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성공단 사업을 시작한 과거 정권은 대북 투자로 남북 간 개혁 관계가 구축되면 북한이 함부로 이를 좌우할 수 없는, 중단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주장했다"며 "이것이 얼마나 무지하고 무책임한 말이었는지 실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거기에다가 지금 북한은 개성공단을 남한 정부를 다루고 남남 갈등을 조장하는 지렛대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렇게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에 전혀 도움이 안되고 우리 진출 기업과 남한을 괴롭히는 무기가 된다면 개성공단 사업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 총재는 "이 정권이 과거 정권처럼 북의 눈치나 보고 비위나 맞추면서 들어가라면 들어가고 나가라면 나가고 이렇게 하면서 남북관계를 유지하겠다고 생각한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이 바로 새로운 남북관계를 재정립할 기회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인공위성을 발사한다고 했는데 그것이 인공위성이든 미사일이든 성공한다면 남북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변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북한은 운반 수단을 갖춘 핵무기 보유국임을 기정사실화하려고 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선진당은 이날 논평을 내 "언제까지 북한에 개성공단이라는 칼자루를 쥐어줄 것이냐"고 반문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개성공단에 억류돼 있는 우리 국민이 테러집단에 잡혀있는 인질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 대변인은 이어 "자기들 맘대로 잡고풀기를 반복하다가,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찔끔찔끔 큰 선심이나 쓰는 것처럼 내보내려하고 있다. '협박의 추억'도 모자라 '인질의 추억'까지 시도한다"며 "이런 위중하고 심각한 상황에서 한심한 정부는 귀환 승인에 감지덕지 안도의 한숨만 몰아쉬고 있다. 이런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고 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