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핑시설과 업무공간, 문화·오락시설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단지가 수도권에 속속 들어설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도권에 조성될 예정인 주요 복합단지는 대략 9개 사업장에 총면적만 700만㎡를 넘는 것으로 조사났다. 복합단지는 상권이 활성화될 경우 주변지역에 상당한 파급 효과를 끼치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2000년 문을 연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과 반포동 센트럴시티다. 두 복합단지는 주변 유동인구를 흡수해 상권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인근 아파트 가격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창원의 랜드마크로 떠오르고 있는 복합단지 더시티7이 오픈했다. 국내에서는 최초의 복합단지로 쇼핑몰 3개 동과 특급호텔 1개 동, 트레이드센터(업무용 빌딩) 1개 동, 오피스텔 4개 동으로 이뤄져 있다. 건물의 연면적은 42만2600㎡에 달한다. 사업비는 총 8000억원 정도가 들었다. 더시티7은 지역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될 전망이다. 창원시는 더시티7의 직간접적인 고용효과가 1만8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연간 4600억원 규모의 경제유발 효과가 나타나고 이로인해 100억원 정도의 지방세도 더 걷힐 것으로 시는 내다본다. 쇼핑몰트레이드센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임대분양을 시작해 현재 90% 정도 분양됐다.

    대부분 임대분양 방식 취할 듯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3세대 복합단지로는 ㈜신영이 분양에 들어가는 청주 ‘지웰시티’에 이어 동탄신도시 ‘메타폴리스’, 아산 ‘펜타포트’ 등도 모델하우스를 오픈한다. 이들 복합단지는 상가 운영방식도 ‘임대 후 관리’ 방식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대규모 상가의 특성상 임대 후 관리 방식이 체계적으로 상가를 활성화시키는 데 유리하기 때문. 타워팰리스 내 상가 운영방식이 복합단지 개발과 더불어 일반화되는 것이다. 

    실제 ㈜신영의 경우 지웰시티 상가를 100% 임대 후 직영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메타폴리스 개발사인 ㈜메타폴리스도 이 방식 채택 여부를 내부 검토 중이다. 용산역세권도 상가 임대 비율이 높을 경우 가산점을 주게 돼 있어 직영체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별도의 자산관리회사가 복합단지 개발 후 상가를 관리하게 된다. 지웰시티의 경우 ㈜신영의 계열사인 신영에셋이 상가의 기획ㆍ설계ㆍ마케팅 등을 종합적으로 맡게 된다. 현금흐름의 측면에서는 분양이 유리할 수도 있지만 상가활성화 차원에서 복합단지 내 상가 운영은 이 같은 방식으로 가는 게 유리하다.

    주요 복합단지 규모(단위:㎡, 연면적 기준)
    서울 송파 가든파이브 82만300
    일본 도쿄 롯본기힐스 72만3970
    서울 잠실 롯데월드 55만9235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34만136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13만2232
    내년 상반기 분양에 나설 가능성 있어


    고유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시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나홀로식 상가빌딩 형태가 아닌 몰(mall) 개념의 초대형 쇼핑몰은 유동인구 증대를 통해 주변 상권 전체를 활성화시키는 효과가 높아 관심이 높다.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세금부담과 대출규제 등으로 아파트 투자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서 상권 형성이 확실한 상가는 미리 확보해 두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한 투자대안이다.

    ◆ 서울 노량진 민자역사

    서울 노량진역을 신축해 지하 2층, 지상 17층 규모로 재탄생하는 노량진 민자역사는 대지면적 3만8650㎡(1만1712평) 연면적 12만2018㎡(3만6975평)에 달하는 초대형 쇼핑몰이다. 3000억원이 투입돼 2011년 완공 예정인 노량진 민자역사는 수산시장의 관문이라는 특성을 살려 거대한 배 모양의 건물로 건립된다. 학원가가 밀집한 데다 노량진뉴타운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하루 23만~25만명에 달하는 거대 상권이다.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과 7호선 장승배기역에 이어 내년 5월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환승역이 들어서는 트리플역세권으로 김포공항과 강남을 연결하는 교통허브다. 경전철 서부선(2017년)과 모노레일은 물론 여의도에서 노량진역을 지나는 고가차도도 건설될 예정이다. 노량진 민자역사는 국내 최초로 역사와 연결된 고가도로 신설, 국내 쇼핑몰 최초로 상가 내부를 수로로 연결하는 베네치아식 매장 등 차별화에 주력했다. 3~4층 대합실, 5~6층 명품 아웃렛, 8층 전문식당가, 9~10층 대형 영화관 9개관, 11~17층은 전문병원 등 일반 근린생활시설이 들어선다. 3.3㎡(평당) 분양가는 1500만~3500만원 선이 될 전망.

    ◆ 고양 일산 킨텍스 '레이킨스몰'

    일산 킨텍스는 컨벤션 기능으로는 강남 코엑스보다 훨씬 나은 시설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 서북쪽이라는 입지와 주변 상권 미비로 인구 유입에는 실패한 사례. 9월 초 분양에 나서는 킨텍스 '레이킨스 몰'은 킨텍스의 실질적인 배후시설 구실을 하면서 주변 상권 활성화의 보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면적 16만9605.36㎡(약 5만평)으로 약 4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5층, 지상 9층 규모로 지어진다.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메가박스 입점이 이미 확정된 상태여서 2010년 레이킨스 몰이 완공되면 원스톱 쇼핑을 즐길 만한 고급 쇼핑몰이 없어 불편을 겪던 일산 고양 파주 김포 등 수도권 서북부 주민과 킨텍스 전시장 방문객의 불편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이다. 지하철 3호선과 가깝고 자유로는 물론 앞으로 경의선 복선전철 제2자유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이 단계적으로 개통될 예정이어서 교통여건도 크게 개선된다.

    ◆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4가에는 기존 경방 터를 개발한 복합쇼핑몰 '타임 스퀘어'가 들어선다. 5500억원을 투입해 내년 4월 개장 예정인 타임스퀘어는 대지 4만4400㎡(1만3454평), 연면적만 34만㎡(약 10만3000평)에 달하는 초대형 복합몰이다. 특급호텔과 오피스빌딩, 백화점, 쇼핑몰 등 건물 7개동과 공원 녹지가 한데 어우러진 유통단지로 계획됐다.

    신세계백화점 교보문고 CGV 이마트 등이 입점을 확정했고 쇼핑몰에는 외국 럭셔리 브랜드존과 글로벌 SPA 브랜드존이 따로 조성되며 건물을 둘러싸고 1만5000㎡(약 4540평)의 공원 녹지가 마련된다. 주변에 롯데백화점 영등포역사 등이 있어 원래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상권이 발달한 곳이었는데 타임스퀘어가 완공되면 이를 중심으로 서울 서북부권의 최대 상권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서울 문정동 가든파이브

    코엑스 6.2배 복합복합단지로 불과 2~3년 전만 해도 도시 변방의 비닐하우스촌이었던 이 일대가 유리 외벽으로 멋을 낸 첨단 건물의 경연장으로 변했다. 코엑스 6.2배, 잠실 롯데월드 1.2배 크기의 복합쇼핑몰을 만드는 대역사가 올해말 준공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전문상가는 연면적 82만㎡에 주차장만 8000대에 이른다. 연 인원 75만명, 하루 2500명의 근로자가 동원됐다. 시행사인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동남권유통단지를 서울 동남권의 도시물류거점과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내년 상반기 시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가 블록 '가든파이브 라이프'와 다블록 '가든파이브 툴'은 전체 공정률이 85% 이상을 넘어 섰으며, 두 블록 가운데 위치한 나블록 아파트형 공장 '가든파이브 웍스'는 내장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단일 복합상업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이 공사를 서울시의 요구대로 26개월 내에 끝내기란 쉽지 않다. 서울시는 2003년 청계천 복원에 따른 이주상인들의 생계 대책을 위해 이 곳을 개발하다보니 신속한 공사를 강조했다. 당초 주요 건설사들은 공사기간이 너무 빠른 데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결국 국내외 플랜트공사 경험이 많은 GS건설이 가블록을 수주했고 현재 별무리없이 공기를 맞춰가고 있다.

    서울 시내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대규모 쇼핑몰이라 그런지 공사장은 광활한 신천지같았다. SH공사는 대단지의 이런 삭막한 느낌을 탈피하기 위해 1개의 대단위 건물(덩어리)을 4개로 쪼개고 건축 외관을 네잎클로버로 형상화했다. 네 건물 사이로 난 길을 이용하면 장지역(근린공원)이나 장지천, 나블록 등에서 접근이 쉽다.

    단지내 랜드마크는 중앙광장 위에 걸쳐있는 '스카이 파라솔'이다. 이곳은 젊은 남녀의 데이트명소로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케이블구조를 이용한 파라솔은 주간에 범선에 탄 기분을, 밤에는 LED조명이 켜져 은하수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선사한다. 또 개방감을 높이기 위해 광장을 둘러싼 건물은 필로티로 구성, 1층을 비웠다. 정상적으로는 30개의 기둥을 써야 하지만 탁트인 시야을 확보하기 위해 8개로 줄였다. 이밖에 나블록은 '장인의 손' 모습을 건물로 형상화했으며 공구 배관 등의 전문상가로 조성되는 다블록은 핸드드릴을 형상화했다.

    친환경 건축물로 지어진 것도 동남권유통단지가 내세우는 또 하나의 특징이다. 우선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각광받는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한다. 건물 냉난방을 위해선 땅속의 열인 지열과 생활하수를 활용한다. 회색 콘크리트로 방치돼왔던 건물 옥상에는 조형 시설물과 잔디, 석재로 뒤덮은 정원을 꾸며 입점 상인들에게 휴게공간을 선사한다.

    ◆ 성남 판교 인근 알파돔 시티

    롯데건설 컨소시엄은 경기 성남시 판교새도시 판교역 일대에 ‘알파돔 시티’를 조성 중이다. 121만6000㎡ 터에 2012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파돔 시티가 성공하면 분당, 용인 일대 상권 판도가 크게 바뀔 전망이다. '알파돔 시티'는 총사업비 5조671억원을 투입해 짓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상업몰. 따라서 '알파돔 시티'는 판교역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아파트와 백화점, 할인점, 쇼핑센터, 호텔, 갤러리 등 상업시설이 대거 들어설 예정이다. 상업시설에는 현재 롯데백화점 입점이 확정됐고 롯테마트, 롯데시네마 등도 입점을 검토 중이다.

    알파돔 시티는 단지 위에 씌워진 돔을 이용해 지상으로 나오지 않고 걸어서 다른 블록과 건물로 이동할 수 있도록 했다. 또 방문객에게 통행의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스카이 갤러리'(sky-gallery)라는 문화전시시설을 마련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상가 전문가들은 "지난 몇 년간 우후죽순 생겼던 나홀로 형태의 쇼핑몰은 단독 상권 형성에 실패한 반면, 초대형 복합단지 상가는 블랙홀처럼 주변 상권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복합단지 투자시 주의 사항

    롯폰기힐스(2003년 준공)는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 후 슬럼화하던 도쿄 도심을 하루 15만명이 찾는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킨 민간 주도의 대표적 도심개발 성공사례. 한정된 부지(11만5500㎡)에 초고층 건축물(최고 54층)을 집중 배치하고도 개발 전보다 녹지가 1.5배나 늘어 났다. 이 때문에 고밀압축 개발을 하더라도 쾌적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국내에 잇따라 등장하는 복합개발 공간은 롯폰기힐스의 성공 핵심인 볼 거리, 즐길 거리는 부족한 반면 분양가는 터무니없이 높고, 일본 흉내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지적한다. 

    이들 상가는 덩치가 크고 여러 이점이 있지만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주거부분에서 떨어지는 수익률을 메우려고 상가 분양가를 높이는 사례도 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높은 경우 임대수익률이 그만큼 낮아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전 반드시 분양가와 주변 상가의 매매·임대 시세를 비교해 보고 예상 수익률을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은 보통 연 7% 수준은 돼야 한다. 대로변에 있는 단지 내 상가는 주변 근린상가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퇴근길에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유리하다. 퇴근 때가 구매력이 더 높기 때문이다. 주변 근린상가와의 업종 종복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복합단지 내 상가는 함께 들어서는 시설의 고객 흡입력이 높아야 한다. 업무시설이라면 업종은 무엇이며 상주할 인구는 얼마나 되는지, 문화시설이라면 콘텐츠 종류와 주요 이용 연령층은 어떤지 등이다. 상가 운영을 맡을 상가운영 업체의 경험도 중요하다. 상가 운영 경험이 없다면 향후 상권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복합개발 단지는 한 곳에서 주거와 업무, 쇼핑, 문화생활이 원스톱으로 가능한 자족형 단지를 일컫는다. 입주민과 직원은 물론, 관광객까지 불러들이는 랜드마크 기능도 해낸다.

    그러나 창의력 없는 베끼기와 높은 분양가는 문제라는 지적이 높다. 근래 분양한 서교자이는 평균 분양가가 3.3㎡당 2800만원. 펜트하우스(322㎡)는 3.3㎡당 3500만원에 달했다. 충남 아산신도시에서 선보인 펜타포트는 3.3㎡당 1188만원. 당시 천안 시내 시세(약 800만원)보다 30% 이상 높았다는 평가다.

    상가전문가들은 “국내 복합건물은 다양한 볼 거리와 즐길 거리에 초점을 맞춘 일본 롯폰기힐스와 달리 상업용 시설로 메워지면서도 분양가도 비싸다”면서 “우리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다른나라의 성공적 프로젝트만 일방적으로 베낀 '무늬만 복합건물'은 공실로 남기 쉽다”고 지적한다. 또 “대규모 단지 내 상가는 입지가 중요하지만 진짜 승부는 시행업체의 상권 활성화 프로그램에서 판가름난다”며 “투자 전에 시행사의 계획이 현실성이 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