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밤 육군 36보병사단(사단장 이용석 소장) 사령부에 힘찬 군가 대신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이 울려 퍼졌다.

    '교과서 음악회' 등 다양한 공연활동을 펼치고 있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라'(단장 윤희수)가 36사단에 찾아왔다. 이번 오케스트라 공연은 국방부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조하여 추진하는 문화예술단체 부대방문 공연 사업의 하나로 기획재정부 후원을 받아 신세대 장병들의 높은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연에는 군인 가족 및 장병 등 400여명이 참석하여 가을 밤의 정취를 한껏 만끽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

    '김일병, 베토벤과 만나다'는 제목으로 사단 백호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공연은 군 장병을 대상 공연답게 힘찬 기상을 느낄 수 있는 주페의 '경기병 서곡', 차이코프스키의 '슬라브 행진곡' 등 행진곡이 주로 선곡됐다. 또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나 브람스의 '헝가리안 댄스' 같은 귀에 익숙한 곡도 연주됐다. 감미로운 멜로디의 아르디티의 '입맞춤'도 나와 장병들 마음을 설레게 했다. 신세대 장병의 취향에 맞춰 인기 여성댄스그룹 쥬얼리의 '원모어타임(One More Time)'과 신세대 트롯가수 박상철의 '무조건' 등 대중가요, 전통민요 '아리아리랑'이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준비돼 이색적 오케스트라 공연을 만끽할 수 있었다.

    입대 전 음악을 전공했던 군악대 김성우 일병(21)은 공연을 관람한 후 “군에서 이렇게 높은 수준의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게 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며 “우리 병사들의 전의를 고양하기 위해 이런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부대와 오케스트라단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가족과 함께 공연장으로 찾았던 한 간부는 “군인이라는 직업 특성상 평소 문화생활을 즐긴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공연팀이 직접 부대를 찾아준 덕분에 가족들까지 즐겁게 오케스트라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우리 꼬마가 제일 좋아했다”며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 속에 군인 가족임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부대 일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밝혔다. 

    오케스트라의 윤희수 단장은 "이번 36사단 공연이 총 11회의 올해 '아름다운 오케스트라'의 대미를 장식하는 마지막 부대 공연이라 더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