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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9일 '정쟁 중단 선언'과 이를 위한 여야 대표회담 제안에 민주당은 '기막히다'는 반응이다. 전날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때문. 이 대통령은 8일 재향군인회 임원과의 오찬 자리에서 대북 지원문제와 이념 편향 교과서 수정 논란 등을 언급하며 "(좌파세력의) 뿌리가 매우 깊고 매우 넓게 형성돼 있다"며 작심한 듯 좌파 세력을 비판했는데 민주당은 곧바로 "이 대통령이 이념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불만을 쏟았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박 대표의 정쟁 중단을 위한 여야 대표회담 제안은 어불성설이란 것이다. 최재성 대변인은 박 대표의 제안을 "논리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최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종부세와 이념논란에 기름을 붓더니 한나라당 대표는 정쟁중단 선언을 하자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고 따졌다.
"정쟁의 발원지가 정부·여당"인 만큼 여권에서 정쟁거리를 중단하면 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여권이 민주당이 요구하는 정쟁거리들을 먼저 제거하면 여야 대표회담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 대변인은 "일부 언론에서 (박 대표의) 제안을 (민주당이) 거부한 것으로 나왔는데 먼저 (여권이) 정쟁거리들을 없애기 위한 실질적인 제안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면서 "그리고 그 후에 (여야 대표회담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지금 이 엄중한 정국에 이벤트성 선언을 위해 여야 대표가 만나는 것은 낭비"라면서 "따라서 정쟁중단 선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쟁거리 목록을 만들어 이것을 없애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진행하면서 서로 검토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