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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국정감사가 점점 볼썽사나운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여야는 이번엔 국감장 밖에 전·의경을 배치한 것을 문제삼으며 공방을 이어갔다.
9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 소재 방통위 15층에서 진행 중이던 국감은 약 한시간 가량 오마이뉴스 인터넷 생중계 허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이다가 가까스로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민주당 서갑원 의원이 "긴급한 상황이 벌어졌다"며 "문방위 국감장 앞에 의경 4명이 배치되는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항의했다.
서 의원은 "수석 전문위원에게 확인해보니 고흥길 위원장은 지시하지 않았고,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요청했다고 하는데 신성한 국감장에 경찰까지 동원해 감시를 받아야 하냐"고 목청을 높이며 "자괴감이 든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오늘 아침부터 (방통위 건물에) YTN 노조원들 수십명이 와 있다는 보고를 받고 종로경찰서에서 혹시 모를 돌발사태에 대비해 몇 사람이 나와 있는 것 같다"면서 "공식적으로 요청한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도 "지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민주당 장세환 의원은 "일개 종로경찰서장이 전경을 배치했겠느냐"고 쏘아붙였다.
서 의원은 "국회가 이렇게 농단 당해도 되느냐. 위원장 요청도 없이 경찰이 배치됐다는 전례는 들어보지 못했다"며 "아무리 신공안정국이라고 하더라도, 군사독재를 방불케하는 편파수사가 벌어진다고 해도, 이렇게까진 할 수 없다. 국정감사장에 경찰까지 동원된 상황에서 감시받으며 국감을 해야 하는지 분노가 일지 않을 수 없다"며 "(최시중) 위원장은 이번 사태를 해명하고 책임져라"고 항의를 이어갔다.
고 위원장은 최 위원장에게 "전투경찰까지 배치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경찰에 요청해 철수하게 해달라"고 권유한 뒤 국감을 진행하려 했으나 격분한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이 국감장에 난입했는데 그냥 진행 할 것이냐'고 항의했고, 곳곳에서 야당의원들의 고성과 함께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과 고 위원장이 발끈했고, 민주당 의원 중 한 사람이 책상을 치며 항의하자 고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석으로 가서 "책상을 왜 쳐! 왜 쳐!"라며 분을 삭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야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말다툼을 벌이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험악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고 위원장은 서둘러 정회를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