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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소설가 복거일씨와 민주당이 '민주당이 집권하는 길'이란 주제로 만나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정세균 대표와의 회담 뒤 '개혁' 세력의 목소리가 커지고 이들의 세확산 움직임이 뚜렷하다. 다시 좌클릭하자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복씨가 보는 민주당의 재집권 해법과 민주당의 시각은 간극이 크다.
복씨는 1일 아침 당 정책연구소인 민주정책연구원(원장 김효석) 초청으로 강연을 했는데 이념적 차이가 큰 양측 사이에서 공통분모가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바로 김대중 노무현 두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다. 복씨는 이날 민주당에 경제 정책의 우향우를 주문했다. 집권당인 한나라당보다 더 시장에 호의적인 정책을 내세워 민주당의 반시장적, 반경제적 이미지를 덜어내야 집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복씨의 주문에 참석한 의원들은 다소 당황스럽다는 분위기였다. 질의 응답시간에는 민주당의 경제 정책이 반시장, 반경제적 정책이 아니라는 반박이 주를 이뤘다.그러자 복씨는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분리해 평했다. 복씨는 "노 전 대통령이 편 시책이 대개 경제적 자유를 억압하는 것이었다. 세금을 늘리고, 정부 규제를 강화하는 등 시민의 재산권을 직·간접적으로 억압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대선 참패도 "노 전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을 어떻게 덜어내고 새로운 자산을 만들어 내느냐가 민주당의 과제"라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이 반시장주의자였다는 설명이다.
반면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다른 평을 내놨다. 복씨는 "내가 김대중 정권 5년 내내 느낀 것은 내각에서 진정한 자유주의자는 대통령 한분 뿐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이 동유럽에서 공산주의 체제가 무너질 때 그곳에 갔다와 느낀 소회를 말하는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그때 김 전 대통령은 상당히 자유주의적 정책을 취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과 달리 김 전 대통령의 경제관은 시장경제에 기초했다는 것이다.
이런 평에 민주당 의원들도 맞장구를 쳤다. 민주당이 그간 시장에 비우호적인 경제정책을 폈다는 복씨의 비판은 반박하면서도 김 전 대통령이 자유시장경제에 기반한 정책을 편 점은 강조하고 노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중에는 반시장 정책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복씨의 비판을 반박하려고 마이크를 잡은 송영길 최고위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시장주의를 천명했고 우리도 경제적 자유가 생산력 확대와 발전을 이뤘다고 확신한다"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연구원장 김효석 의원도 "우리는 나름대로 시장주의를 열심히 했다고 했는데 보기에 민주당이 별로 경제에 관심이 없고 시장경제에 반하는 것으로 비쳐진 것 같다"면서 "물론 참여정부에서 반시장 정책이 나온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몇개의 정책에 대해선 우리도 우려를 한 게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랬고 (민주당 경제정책의) 원칙은 시장경제"라며 그 역시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경제정책 평에 온도차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