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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폐막 직후 방한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쪼개 서울 성동구 서울숲 방문을 희망했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청와대 공식행사와 주요 인사 면담을 제외한 유일한 방문지로 서울숲을 선택한 것이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26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후 주석측에서 서울숲을 방문하고 싶다는 요청을 해왔으며, 서울숲에서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과 교류 증진을 기약하는 의미의 공동 식수를 하고 싶다는 뜻도 전해왔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현재 급속도로 개발과 성장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이지만 친환경 도시 개발이라든지 청정 에너지, 녹색 성장의 새로운 양국간 협력 의지를 다지는 행사"라고 의미를 뒀다. 양 정상은 서울숲에 '반송(盤松)' 한 그루를 심었다.
서울숲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시 구상하고 설계한 곳으로 청계천 복원과 함께 대표적인 '녹색 사업'으로 꼽힌다. 이번 방문은 세계 언론으로부터 이미 '새로운 친환경 지도자(The New Green Leaders)'로 각광받고 있는 이 대통령의 치적을 통해 후 주석의 환경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중국측의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정부 들어 급속도로 회복된 한미 관계로 인해 한중 관계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이 대통령에게 최대한 성의를 나타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청계천 방문은 경호 문제로 여의치 않았다.
이 대통령과 후 주석은 서울숲에서 한중청년대표 25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한중문화청소년협회(미래숲) 녹색봉사단 대학생 등 한국측 100명과 한중청소년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중국 공산주의 청년단(공천단) 150여명이 참석했다. 중국측 공청단은 공산당 예하 조직으로 중국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조직이다.
지난 2월 시사전문지 타임(TIME)이 선정한 '환경영웅상'을 수상한 이 대통령은 녹색 지도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지난해 5월 방한한 아랍에미레이트연방(UAE) 부통령 겸 총리이자 두바이의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의 만찬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청계천 전 구간을 둘러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