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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장. 지지율 하락에다 각종 이슈에서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인데 이날 회의장에서는 의원들의 박수가 오갔고, 웃음소리도 들렸다. 민주당 몫 6개 국회 상임위원장 추천 명단을 확정하면서다. 또 원구성에 합의하며 만든 10개의 국회 특별위원회 중 민주당 몫 4개의 특위위원장도 선정했다.
논란이 됐던 상임위원장 명단을 확정하면서 민주당은 가라앉은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이들의 인사말을 듣는 시간을 만들었다. 해외 출장 중인 홍재형 의원(국가균형발전 및 행복도시대책 위원장)과 이석현 의원(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상임위원장 및 특위위원장들이 나와 소감과 포부를 밝히며 의원총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총각'인 이석현 의원이 저출산 및 고령화 대책 위원장을 맡았다는 원혜영 원내대표의 보고에는 의원들이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등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여기에 원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선정 배경을 설명하며 기준을 잘못 언급하는 실수를 범하자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농담도 주고받는 등의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40여분간 공개된 의원총회 내내 이런 분위기와는 달리 입을 꽉 다물고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한 의원이 있었다. 주인공은 이종걸 의원. 이날 지식경제위원장으로 추천된 정장선 의원과 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한 이 의원은 이날 회의 내내 맨 뒷자리에 앉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정 대표와 원 원내대표의 인사말이 끝난 뒤 의원들은 박수를 보냈지만 이 의원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는 고개도 숙였다. 전날 성명까지 내고 원내 지도부의 상임위원장 선출에 불만을 터뜨린 이 의원은 이날 원 원내대표의 상임위원장 선정 배경 설명에 떨떠름한 표정을 보였다. 위원장들의 소감 및 포부 발표때도 이 의원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소감발표가 불편한 것은 이 의원과 위원장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정 의원도 마찬가지. 정 의원은 소감 발표를 고사하다 마지못해 맨 마지막에 마이크를 잡고 "중책을 맡겨줘 감사하다.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 내가 맡은 분야는 미시경제에 굉장히 영향이 크고, 국민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당을 위해 무엇을 기여할지 고민하고 노력해 보답하겠다"며 서둘러 마쳤다. 정 의원은 다른 의원들과 달리 다소 멋쩍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이런 정 의원에게 이 의원 역시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앞서 상임위원장 선정 관련 성명을 내고 "원내 지도부가 '선수, 나이, 전문성'이라는 관례를 깨는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면서 "가축법 협상에서 드러난 우유부단한 리더십의 연장으로, 선거 때 자신을 지지한 의원에 대한 정치적 보은인사를 위해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근시안적 리더십으로 정통야당을 이끌어가기 힘겨워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장 후보에 유선호, 교육과학기술위원장 후보에 김부겸, 지식경제위원장 후보에 정장선, 환경노동위원장 후보에 추미애, 농림수산식품위원장 후보에 이낙연, 여성위원장 후보에 신낙균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또 자당 몫의 저출산 및 고령화대책 위원장에 이석현, 국가균형발전 및 행복도시대책 위원장에 홍재형, 여수엑스포지원 특위 위원장에 강봉균, 남북관계특위 위원장에 이용삼 의원을 각각 선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