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지도부가 지난 21일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수배된 박원석 광우병대책회의 상황실장 등이 도피 중인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방문한 데 대해 한나라당은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김대은 부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 지도부가 어제 촛불시위 주도 혐의로 수배된 광우병대책회의 관계자들이 도피 중인 곳을 찾아가 '국회 등원을 이해해달라'고 용서를 빌었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김 부대변인은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염산을 뿌리는 등 불법과 폭력 행사를 주도하고, 심지어 어린 초등학생을 과자로 유혹해 대통령을 욕하게 한 범법자들에게 대한민국 제1 야당 대표와 지도부가 총 출동해 찾아가서 용서를 빌었다"고 개탄하며 "국가 경제는 두 동강 나고 민생은 만신창이가 돼 국민은 속에 천불이 날 지경인데 야당 지도부는 마치 성지 순례하듯 수배된 범법자들을 줄줄이 찾아가 용서를 빌었다. 이는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부대변인은 "누가 누구에게 용서를 구하고 빌어야 하는지 순서도 모르는 정당이 대한민국의 책임 있는 제 1 야당이라는 데 대해 국민 보기 민망스럽다"면서 "민주당이 제대로 된 정당이라면 4개월 가까이 국회를 박차고 뛰쳐나가 시급한 민생 현안을 파탄시킨 책임에 대해 국민에게 엎드려 용서를 구하는 게 순서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부대변인은 "법치도 원칙도 없이 오로지 당리당략과 정치적 술수를 부리며 쇼나 하는 민주당의 반민주적 행태의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대한민국과 국민"이라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국회를 파행시켜 국정을 마비시킨 잘못을 국가와 국민에게 솔직히 시인하고 엎드려 용서를 빌어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이미경 사무총장, 박병석 정책위의장, 최인기 가축법특위원장, 김민석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21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 등 수배자들이 있는 조계사로 직접 찾아갔다. 민주당 지도부는 수배자 2명을 포함해 참여연대·민변·민언련·민주노총 등 광우병대책회의 참여 단체의 간부들을 만나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 국회 원 구성 합의사항과 국회 등원 불가피성을 보고했다. 정 대표는 이 자리에서 촛불시위 주도자들이 구속·수배된 것에 대해 "현재의 공안상황을 만들어낸 1차적 책임은 우리 당에 있다"며 "참으로 참담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협상 결과에 강한 불만을 제기한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국회의원의 본분인 국회 등원은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제1 야당 대표가 특정 단체를 찾아가 등원에 양해를 구하는 태도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