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우여곡절 끝에 19일 국회 정상화에 합의했다. 문제가 됐던 가축법 개정도 양당이 한발씩 물러서며 가까스로 합의를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국회가 열렸지만 당장 양당은 합의문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바로 한승수 국무총리의 국회 출석 문제가 그것.
19일 합의문 7항에는 한 총리 국회 출석과 관련,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를 연장하여 2일간 기관보고와 1일간의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하고 국무총리가 출석해 답변하기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양당은 이 조항을 두고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홍준표 원내대표는 19일 타결 직후 소속 의원들이 모인 의원총회장에서 "총리는 처음에 와서 인사말을 하고 그 다음 끝날 때 와서 마무리 말을 하는 것으로, 개별적 답변없이 총리 예우는 해주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국무총리가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기로 한다"는 합의문과는 차이가 있다.
같은 시간 민주당 의원총회. 역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총리 문제와 관련해 "문제가 된 국무총리가 직접 출석해 답변하고 유감의 사과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설명대로라면 한 총리가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개별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두번의 국회 불출석을 사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인사말과 마무리 말만 하기로 했다는 홍 원내대표의 설명과는 큰 차이가 있다.
한 총리 출석과 청문회 답변 문제를 두고 양당이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것인데 한나라당은 이런 의견차에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 태권도협회장 자격으로 20일 북경 올림픽 참석차 중국 방문 중이다. 주호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한 총리 출석 문제와 관련, "하여튼 합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의 질의 답변 부분에 대해선 "위원회에서 상의할 문제"라며 "일문일답은 안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합의문은 물론 민주당의 주장과도 다르다고 묻자 "그때 돼서 봅시다. 미리 언론에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반면 민주당은 홍 원내대표의 발언에 "아니다"고 반박했다. 조정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총리가 청문회 시작 인사말을 하고 마지막에 발언을 하기로 약속했다는 홍 원내대표의 주장에 대해 "아닌데요"라고 답한 뒤 "총리가 의원들 질의에 당연히 답변해야죠. 어제 합의서에 보면 총리가 답변하기로 돼 있다"고 주장했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못박았다.
그는 총리를 예우해주기로 했다는 홍 원내대표의 주장도 "예우는 격을 갖춰준다는 것이지, 질의와 답변을 안한다는 게 아니다. 총리를 호통치겠다는 게 아니라 총리의 격을 갖춰주며 질의답변을 하는 것이지, 질의답변 안하고 인사말만 하면 출석을 하는게 아니죠"라고 주장했다. 조 대변인은 "자꾸 한나라당에서 딴 소리를 하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총리 국회 출석과 사과 문제는 민주당이 매우 중요시 하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양당은 청문회에 참석할 한 총리의 질의답변 문제를 두고 다시 충돌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