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이 오는 27일 정부의 종교편향에 항의하는 범불교도 대회에서 '50만명 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이어 화계사 주지 수경 스님이 일간지에 정부 비판 칼럼을 올리며 '불심단결'을 외치자, 정치색 짙은 발언과 칼럼을 올리며 대정부 투쟁을 예고하는 듯한 불교계의 행보에 네티즌들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수경 스님은 경향신문에 "촛불로 상징된 민심의 저항 앞에 이명박 대통령은 두 번이나 사과했지만, 촛불집회 강경 진압으로 이 대통령의 사과는 사기였다"고 주장하며 "정부는 보이지 않고 이 대통령만 보인다. 마치 '짐이 곧 국가'라는 '전제왕조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마저 든다"는 글을 올렸다. 수경 스님은 또 "극우적 개신교 보수 세력은 지지 기반의 정도를 넘어 정권과의 일체화를 꾀하는 듯하다"면서 "(이명박 정부는)노골적으로 '고소영·강부자'와 극우적 개신교 보수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삼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지관 스님은 19일 조계사 총무원에서 열린 직할교구 종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한 50만명이 모이도록 동원이 잘 되도록 솔선해 주기를 부탁한다"며 "자기 종교를 중시하고 다른 종교를 보이지 않게 소외하고 차별하는가 하면 특정 종교를 침해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해 참지 못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이런 일을 계속 방치하면 교세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결국 불교가 쇠퇴하는 등 어마어마하게 무서운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우파 정치 웹진 다요기는 "호국불교 정신을 계승한 한국 불교 지도자급 인사들이 나라에 변란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대규모로 도심으로 뛰쳐나온다는 것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이유야 어떻든 이것으로 국가가 혼란스럽게 되고, 사회분란을 야기할 수 있는 데다가 가뜩이나 잠잠한 촛불을 되살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요기 게시판에 글을 올린 네티즌 '허참'은 "수경 스님 칼럼을 보니 이게 스님의 글인지 정치인의 글인지 알쏭달쏭하다"고 꼬집었고, '미치다'는 "지관 스님이 집회에 50만명이 모여야 한다고 했다는데 아주 확실하게 해보자는 건가. 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는지 그러다가 흥분한 사람들 과격 시위로 번지고 잡혀가면 또 반정부투쟁하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