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 떨어진 사람은 상임위 자동배제'라고 경고장을 날렸던 홍준표 원내대표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19일 치러진 한나라당 몫 상임위원장 경선 결과에서 홍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한 원내지도부가 내정했던 인사가 떨어졌거나 간신히 자리를 따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당 몫으로 배분된 11개 상임위 중 문화관광위원회, 통일외교동상위, 정보위원회의 3곳에 경선을 치렀다. 당초 원내지도부는 이 세 곳에 각각 남경필, 고흥길, 최병국 의원을 내정했으나 박진, 정병국, 권영세 의원 등이 반발하자 경선을 치른 것. 그동안 원내지도부의 내정에 반발해 경선을 주장한 의원들은 홍 원내대표를 향해 "원내대표로서의 권한을 벗어난 독선이며 비민주성의 극치를 드러낸 것"이라고 성토했고, 홍 원내대표는 "당헌당규상 그렇게 규정 돼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여왔다.

    경선에 따라, 문광위에는 고흥길 의원, 통외통위는 박진 의원, 정보위에 최병국 의원이 선출됐다. 그러나 정보위의 경우, 최병국 의원과 권영세 의원이 투표수에서 동수를 기록했으나 다선수·연장자를 고려해 선출한다는 당규에 따라 최 의원이 정보위원장으로 최종 확정된 것이고, 통외통위 위원장에는 당초 내정됐던 남경필 의원을 누르고 박진 의원이 선출됐다.

    박진 의원은 연설을 통해 "박진감있게 국회와 상임위를 이끌어 가겠다. 남경필 의원과 함께 손을 잡고 열심히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고, 고흥길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가장 치열하고 관심의 초점이 될 상임위가 문광위가 될 것 같다. 전문성 있는 정병국 의원과 함께 상임위를 잘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수를 기록했지만 당규에 따라 선출된 최병국 의원은 "다시 한번 내가 모자라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단독 입후보한 나머지 8개 상임위원장 내정자들을 후보자를 투표 없이 만장일치로 선출했다. 이날 의총에서 국회 운영위원장에는 홍준표 원내대표, 기획재정위원장에 서병수, 국방위원장 김학송, 정무위원장 김영선, 행정안전위원장 조진형, 국토해양위원장 이병석, 예결특위 위원장 이한구, 윤리특위 위원장에 심재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