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전 중인 18대 국회의 정상화는 멀고도 험하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18일 원구성 합의를 위해 마라톤 회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좀처럼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어 이날 회동결과가 18대 국회 정상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역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다. 민주당이 제출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두고 양당은 계속 진통을 겪고 있다. 이날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양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쇠고기 특위 간사가 모여 6인 회담을 가졌으나 1차 회동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돌아섰다. 양당 모두 원내 지도부 회의 뒤 다시 모여 계속 만나고 있으나 좀처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 국회 정상화를 더 미룰 경우 양당 지도부 모두 비판 여론을 떠안아야 하는 터라 이날 중으로 해결을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가축법 개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오후 5시로 한차례 연기했던 본회의도 7시로 재차 연기한 상황인데 회담장의 분위기는 "쉽지 않다" "어렵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한나라당 내 분위기 역시 "오늘은 힘들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많지만 극적 타결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쟁점은 가축법 개정안의 부칙이다. 민주당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 국민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수입을 중단한다'는 내용 중 '국민 신뢰 회복'을 '국회 동의를 얻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바꿔 부칙을 신설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반대하며 대신 국회 상임위에서 심의하는 안을 민주당에 제시했지만 민주당은 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회동 중간 잠시 회의장을 나온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협상이)만만치 않다"고 했지만 이날 양당 지도부의 타결 의지가 강해 합의 가능성도 열려있다.

    그러나 마라톤 회동에도 불구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국회 파행은 불가피하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이날 중 원구성 협상이 이뤄져지 않으면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겠다고 공언하고, 한나라당 역시 협상이 결렬될 경우 민주당을 제외한 채 자유선진당 등과 손잡고 본회의를 열어 국회법 개정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민주당도 실력 저지를 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날 협상이 결렬되면 18대 국회는 시작부터 몸싸움을 벌이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