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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지야 전쟁이 휴전의 길목에 접어든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연일 설전(舌戰)을 벌이면서 양국 간 대립이 표면화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5일 러시아에 "냉전시대가 끝났다"며 "무력을 이용한 그루지야에 대한 `위협과 협박'을 중단하고 그루지야에서 군대를 철수하겠다는 약속을 존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의 크로퍼드 별장으로 휴가를 떠나기 앞서 백악관에서 성명을 통해 "위협과 협박은 21세기 외교정책으로 용납되지 않는다"면서 그루지야 정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휴가 기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긴밀한 접촉을 유지하면서 러시아와 그루지야의 분쟁사태 해결을 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그루지야 사태 해결을 위해 외교적인 중재 노력을 벌이고 있는 라이스 장관도 이날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그루지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미국은 그루지야에 국익을 보호받지 못하는 휴전협정에 서명하라고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흑해 연안 소치에서 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평화유지군과 시민들이 다시 공격을 받는다면 이번과 같은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그루지야와 미국을 겨냥했다.
그는 또 "그루지야 내 두 자치공화국은 결코 그루지야의 일부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국제평화유지군이 두 자치공화국에 주둔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분명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메르켈 총리는 "그루지야에서의 러시아의 행위는 `부적절'했다"며 "평화 6원칙이 즉각 이행되고 러시아군이 그루지야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이해 당사자들이 거부하는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는 없다는 동감한다"면서도 "지금 잘잘 못을 가리는 것은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 이처럼 복잡한 전쟁 상황에서 한쪽만이 비난받는 일은 좀처럼 없다.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미래를 바라봐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군 부참모장은 이날 "러시아군과 그루지야군 대부분이 남오세티야에서 철수했으며 더 이상 총성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모스크바=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