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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5일 사설 <'KBS·MBC·아고라'와 민주당의 '형님' '동생'관계>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민주당 지도부와 포털 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회원 20여 명이 지난 23일 만나 "KBS, MBC, 인터넷 지키기"에 합의했다. 같이 규탄대회도 하기로 했다. 민주당 대표는 이들을 만나 "눈물이 난다"고 했다.
지금 광우병 파동은 미국 아니라 영국에도 프랑스에도 독일에도 없다. 다들 과거에 광우병 소가 발견됐던 나라이고 밀과 함께 쇠고기가 주식이나 마찬가지인 나라들이다. 심지어 한 달 전 광우병 소가 발견된 캐나다에서도 광우병 파동은 없었다. 오직 대한민국에서만 광우병 대소동이 벌어졌다. 가장 큰 차이는 양쪽의 언론이다.
세계 어느 나라 언론도 이제는 광우병을 주요 기사로 취급하지 않는다. 광우병 위험이 통제되고 있고 급격히 사라지고 있으며, 인간 광우병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무시해도 될 수준이란 과학적 판단을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선 거꾸로 공영 TV들이 대대적으로 광우병 공포를 제조(製造)했다. MBC PD수첩이 왜곡과 과장으로 의도적 부풀리기에 앞장서고 KBS가 그대로 뒤따랐다. '다음'의 '아고라'는 인터넷을 통해 MBC·KBS가 공급한 저질(低質) 원료를 배합해 황당무계한 괴담으로 만들어 퍼뜨린 일등공신이다. 이곳 회원 중 상당수는 개혁당 당원 출신, 민주당·진보신당 당원들이라고 한다. 이들의 합작으로 15세짜리 아이가 "광우병 걸려 곧 죽게 생겼다"고 눈물을 흘리는 웃지 못할 희극이 벌어졌다. 외국 경제전문가는 "우스꽝스럽다"고 했고, 미국 유럽 일본 언론들은 TV나 인터넷이 주역 노릇을 한 한국의 광우병 소동을 미개국(未開國)에서 벌어진 황당한 가십 거리로 보도했다.
공영방송은 국민 전체의 소유인 전파를 빌려서 사용하는 방송이다. KBS는 국민에게서 세금이나 마찬가지인 수신료까지 걷고 있다. 이런 공영방송의 사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파당(派黨) 관계나 이해관계에 따라 사실을 자신들의 의도에 따라 일방적으로 각색(脚色)해 보도하고 그것을 국민 소유인 전파에 실어 내보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 공영방송들은 KBS 전직 간부의 증언처럼 "광(狂)적인" 편파방송을 해왔다. 결국 민주당과 '아고라'가 KBS·MBC를 지킨다는 것은 언론학회가 사상 최악의 편파방송으로 규정한 탄핵 방송의 재판(再版)인 광우병 편파방송을 지켜나가겠다는 말이다.
민주당과 '아고라'가 인터넷을 지킨다고 하는 것도 결국 지금처럼 인터넷에서 익명으로 마음대로 욕설하고, 거짓말하고, 선동하고, 협박하고, 개인 기업의 영업 창구에 사이버 테러를 가하는 자유를 지키자는 것이다.
이날 한 아고라 회원은 KBS를 "큰형"이라고 했다. 앞으로 KBS·MBC·아고라와 민주당은 이렇게 "큰형" "작은형" 하면서 한가족처럼 몰려다닐 모양이다. 국민은 그런 모습을 보면서 사태의 본질을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