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 21일자 오피니언면에 이 신문 윤창중 논설위원이 쓴 '청와대 뒷산에 다시 올라가라'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어쩔 수 없다. 결코 변하지 않는 ‘청개구리 대통령’. 대통령 이명박은 임기 내내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제부턴 그의 ‘실체’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민심과의 소통은 말뿐이다. 그렇다면? 좌파정권 10년을 무너뜨린 ‘국가중심세력’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대통령 이명박은 각성하지 않는 ‘청개구리 대통령’이라는 바로 그 원인으로 지금보다 더 엄청난 정치적 수난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 상상하기도 싫지만, 그를 찍었던 국민이 ‘청개구리 대통령’에 대한 실망과 염증으로 지지 철회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홀로된 이명박은 하야 압력에 맞부닥칠 수밖에 없다. 왜 그럴까? 좌파·친북·반미세력을 포함한 정권 전복 세력이 보수·우파가 강 건너 불보듯하는 구조를 악용해 하야로 몰아갈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국회의원 김종률이 18일 국회 본회의 발언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20% 이하인데 스스로 물러나는 게 민주주의 요소에 부합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건성으로 들을 얘기가 결코 아니다. 본심이 흘러 나온 것이다. 단순히 쇠고기 시위의 ‘이명박 아웃’ 함성이 국회로 옮겨져온 것이 아니라, 좌파의 대대적인 하야 공세의 신호탄이 울려퍼진 것이다.

    또 다시 ‘국가중심세력’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첫째, 대통령 이명박에 대한 혹독한 비판의 ‘담금질’을 결코 멈춰서는 안될 것이다. ‘청개구리 대통령’에 대한 실망에 파묻혀 ‘에이구! 또 싸워야 하나?’ 하는 무기력에 빠지지 말자. ‘정동영이 대통령 된 것보다는 낫지?’ 하는 소극적 안주에 빠지지 말자.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 싸웠던 치열함보다 더 치열하고, 더 그악스럽게 대통령 이명박의 독주·독선, 무소신·무철학·무능력을 질타하는 데 정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금강산에 간 관광객이 총격 피살됐는데도, 도대체 왜 북한과 전면적으로 대화하자고 제의했을까? 판단력 부족? 그렇다면 천만 다행이다. 판단력 부족에서가 아니라, ‘북한’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당장 눈앞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 방법 가리지않는 ‘회장실(會長室) 운영 마인드’, 독선과 무철학이 뼛속에 박혀 있기 때문에.

    둘째, 이명박 이후 보수·우파정권의 대가 끊기는 4년반 후를 미리 그려봐야 할 것이다. ‘국가중심세력’이 보수·우파의 사직(社稷)을 이명박 정부로부터 회수해야 할 결단을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오늘 대선을 치른다면? 좌파정권이 다시 들어설 가능성이 100%를 넘는다. 이미 이명박 정권은 보수·우파 정권임을 스스로 포기 선언하고 좌향좌하고 있다. “난 보수가 아니라 진보다” “난 민주화투쟁 1세대다”. 그러면서 강부자·고소영 인사로 주저앉다가 쇠고기 파동이 상징하는 맹목적 친미외교, 독도 침탈 위기로 몰린 무전략의 대일외교, 중국으로부터의 굴욕적인 괄시,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내우외환! 원칙과 철학 없는 썩고 무능하고 기회주의적인 부르주아. 국민을 또다시 좌향좌의 유혹에 빠뜨리고 있다. 남미로 이미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이를 ‘국가중심세력’이 막아야 한다. 김대중·노무현의 국가적 일탈을 막아 나라를 구했던 것처럼, 다시 힘을 모아 ‘이명박 정권과의 전투’에 나서야 한다.

    셋째, 한나라당에 대한 기대를 접어야 한다. 역시 집권 이후에도 무기력·기회주의·웰빙체질을 단 1%도 바꾸지 않고 있다. 좌파정권 10년 내내 놀고 지내다가 권력의 단맛에 만취하며 즐기는 모습. 차라리 민주당을 바로세우는 것이 나라를 구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 냉소가 팽배해가고 있다. 쇠고기 시위 2개월 내내, 그리고 지금도 정권과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는 투사가 단 한 명도 없다. 불가사의하다. ‘국가중심세력’이 한나라당을 믿었었다면 정권교체를 할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한나라당과는 별개로 싸워야 한다.

    ‘국가중심세력’이 대통령 이명박을 비판해야 이명박 정권을 살리고, 나라를 구하고, 다음 대선에서 정권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그 과정에서 ‘국가중심세력’으로부터 ‘정치적 파문’을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대통령 이명박은 다시 청와대 뒷산에 올라가야 한다. 나, 대통령 이명박은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