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반대 대규모 촛불시위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가운데 촛불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맞불집회가 근처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과격불법 촛불시위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를 비롯한 10여개 보수단체들은 5일 서울 청계천 소라광장에 모여 (경찰추산 400여명·집회측 추산 500명) '지금 대한민국은 거짓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등의 현수막을 걸고 오후 5시경 부터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에서 연설을 한 곽민호(25, 성균관대 경영4)씨는 "민주주의를 200년 넘게 한 프랑스같은 정치 선진국에서는 시위대가 폴리스 라인을 넘어가면 최루탄과 고무총탄을 사용한다"면서 "불법 시위하는 시위대에 대해 프랑스 언론은 국민이 아니라 '폭도'라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씨는 또 "폴리스 라인을 넘어서 도로를 점거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질타한 뒤 "현재 촛불 시위에 어린 아이들을 데려오는 어머니들은 지금 패륜아, 예비 범죄인을 양성하고 있다. 대한민국 법치주의를 부정하는 이들이 어떻게 정상이라고 하겠냐"고 거듭 목청을 높였다.

    그는 "경찰이 물대포를 쏠 때는 촛불 시위자들이 '우리 세금으로 내는 물세 아깝다'고 하더니 지금 폭도들이 전경버스를 망가뜨린 게 몇개냐, 이건 국민세금이 아니냐"고 반문하며 "부끄럽지만 나는 지난 대선 때도 투표를 하지 않았다. 그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과격 촛불 시위 현장을 보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기자가 '촛불 반대집회 참여 동기'를 묻자 곽씨는 "촛불시위 반대를 주장하는 이세진씨가 1인 시위에서 맞는다는 소리를 듣고 가보니 진짜 맞고 있었다"며 "또 (촛불시위반대)여성 1인 시위자에게 남성 촛불시위 옹호자들이 돌을 던지면서 '10만원이면 되겠냐'고 그러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느냐"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한 탈북자 남성은 연단에 올라가 "북한에 있었을 때, 나는 실제로 사람을 잡아먹은 죄수와 같이 수감됐었다"면서 "굶주림이 너무 심해서 아들과 함께 한 노인이 동네 아줌마를 잡아먹었다. 지금 북한은 이런 상태인데, 쇠고기를 갖고 이러는 것은 배부른 남한의 좌파들이나 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탈북자 여성 역시 "지금 북한 동포들은 풀뿌리를 캐어먹는데 쇠고기 갖고 그러느냐, 배가 불러 터졌다"면서 "아기 가진 어머니들은 어서 가정으로 돌아가라"고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한모씨(52)는 "일부 종교에 몸을 숨긴 자들이 다시 촛불시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그렇게 문제라는 사람들이 중국산 김치나 갈비탕 문제에 대해서는 왜 아무말도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또 김모씨(46)는 "나도 처음에는 PD수첩을 보고 광우병 걸린 소가 들어오게 되는구나 큰일이다 싶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다 거짓이었다"면서 "나같은 일반 시민들은 얼마나 그걸 믿었는데 배신감이 크다. 그래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모씨(37)는 "MBC보도를 보면 전경들이 맞는 장면은 하나도 안나온다, 그게 어디 공정 보도냐"면서 "동생같은 전경들이 불쌍하지도 않느냐"고 말했다.

    주최측은 이날 집회에서 촛불시위 난동 현장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그들이 말하는 민주주의냐, 촛불은 어둠을 밝히는 데 써야지 자기 집을 태우는 데 쓰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진행자가 "거짓 촛불은 물러나라"고 외치자 장내에 있던 참여자들은 구호를 따라했다. 진행자는 또 "지금은 소수가 모였지만 침묵하는 다수가 절대적으로 여러분들을 지지할 것"이라면서 "여러분들 힘내시라"고 독려했다.

    이날 촛불시위 반대집회는 오후 7시40분쯤 끝났고,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시위 측과 물리적인 충돌 없이 해산했다. 이날 집회는 '구국! 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카페 회원들을 비롯 북한인권탈북청년회, 북한민주화운동본부, 통일을 준비하는 탈북자협의회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