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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한나라당 차기 당권 장악에 출사표를 던진 정몽준 후보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나라당 의원 스스로 대통령의 거수기나 시녀가 아니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특정 계파 책임자를 따라다니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6선, 당내 최다선 의원이지만 입당한지 얼마 안 돼 계파가 없는 그는 "나는 한나라당을 속속들이 알진 못한다. 그러나 만약 어떤 분이 당의 원로로부터 공천 과정에서 도움을 받았다면 개인적으로 고마워 해야 할 일이지 그런 것이 공식의사 결정 기준이 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정 후보는 이어 "공천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그 사람을 따라다닌다면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국민에게 당당하지 못할 뿐더러 배신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민을 따라다녀야지 왜 국회의원을 따라다니느냐, 뽑아준 건 국민인데…국민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계파"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좌관들이 혹시 내가 말 실수할까봐 계파 얘기 좀 하지 말라고 하는데 선공후사라는 측면에서 하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정 후보는 또 "청주에서 TV 토론회 당시 허태열 후보가 본인은 소수파니깐 문제없고, 다수파나 소위 친이(친이명박)가 뭉치는 건 문제라고 하길래 '소수파라고 하는데 몇명이냐'고 물으니 '50~60명'이라고 답하더라. 그게 어떻게 소수파냐, 친이 단결이 문제가 되면 50~60명이 극단적으로 뭉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허 후보가 열심히 하길 바라는데 TV토론회에서 받은 느낌은 1위를 포기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본인이 다른 생각을 하는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허 후보가 정 후보의 1위 당선을 막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허 후보가 끝까지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 그게 페어 플레이다. 축구시합도 그런 거 있지않나, 리그전 마지막에서 어느 팀이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다른 팀이 덩달아 나가는 거 예상해서 행동하는 것. 그건 페어플레이가 아니다"고 답했다.
정 후보는 경선 기간 동안에 벌어진 후보들간의 과열된 신경전과 네거티브 논란을 "무분별하게 행동해서 개인적으로 많이 섭섭하다"고 평하면서도 "그래도 우리 위원장들이 다 그런 게 아니고, 개인적으로 나를 만나면 절대로 무분별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여론조사는 박희태 후보보다 내가 항상 앞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이날 간담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나라와 당이 모두 위기에 처해있다.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이번 전당대회는 변화의 길로 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목청을 높였다. 정 후보는 "모레 아침 신문기사를 상상해봤느냐, '한나라당, 관리형 대표 선택' '친이-친박 계파 나눠먹기' 이런 제목을 원하느냐, 아니면 '한나라당, 대의원 혁명' '대담한 변화 선택'이런 제목이 좋겠느냐"고 강조하면서 "부드럽고 강한 신형 엔진 정몽준에게 힘을 보태달라"고 막판 지지를 호소했다.
이날 정 후보는 당사를 돌면서 일일이 기자들과 악수를 나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