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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마지막 TV 토론회의 화두는 '계파 줄세우기'였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친 이명박 대통령 계'가 결집하며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과 공성진 의원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상대적으로 열세인 '친 박근혜 전 대표 계' 허태열 의원과 김성조 의원이 불만을 표출한 것. 대중적 인지도에선 박 후보에게 앞서지만 대의원 여론조사에선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난 정몽준 최고위원도 '소외감'을 하소연했다.
7,3 전당대회를 하루 앞두고 2일 벌어진 부산MBC 토론회에선 친박계 주자와 친이계 주자간에는 '친이계 결집'을 두고 공방전이 펼쳐졌다. 친박계 주자들은 친이계가 '1인 2표제'인 대의원 투표에서 '1번 박희태-2번 공성진'를 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오 전화 받았냐" VS "정치인 소통이다"
친박계 김성조 후보는 '이재오 개입설'을 제기하며 '이재오계'로 불리는 공성진 후보를 공격했다. 김 후보는 "특정 계파에서 1번은 누구 찍고 2번은 누구 찍으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데 이재오 전 의원이 국제전화를 통해 누구 찍으라고 주문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공 후보가 이 전 의원과 친한데 전화 받은 적 있느냐. 또 이 전 의원이 다른 친이계 지도부에 전화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공 후보는 "이 전 의원의 전화를 받은 적은 있지만 다른 의원들에게도 전화했는지는 모른다"며 부인하지 않았지만 "이 전 의원이 해외 유학 중이지만 정치인들이 소통할 수 있다. 이 전 의원이 전당대회 확인하려는 거 아니냐"며 '이재오 개입설'은 부인했다. 김 후보는 "이 전 의원의 개입이 나라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느냐"며 '이재오 개입설'을 기정사실화하며 날카롭게 공 후보를 공격했다. 공 후보는 "논리 비약"이라며 발끈했다.
"박희태 공성진 줄세우기 하나" vs "계파싸움은 허태열 책임"
친박계 대표 주자로 떠오른 허태열 후보도 김 후보를 거들며 '친이계 줄세우기' 의혹을 제기했다. 허 후보는 "공 후보는 수도권에 이름이 알려졌지만 재선이고 정치한지 얼마 안 돼 지명도가 높지 않다. 그런데 박 후보 지지하는 당원을 보면 꼭 공 후보 이야기를 한다. 박 후보와 공 후보가 단합이나 줄세우기하지 않았느냐"며 쏘아 붙였다.
계속 친이계 줄세우기 의혹이 제기되자 공 후보는 오히려 친박계가 계파 싸움으로 몰고갔다고 반격했다. 공 후보는 "이 자리는 민생과 정책을 이야기하는 자린데 단합이나 합종연횡을 이야기하는 것에 자괴감이 든다"며 두 후보를 질타한 뒤 "허 후보가 출마하기 전까지 후보들은 지역이나 세대를 대표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허 후보가 친박계 주자임을 자처하고 나서부터 계파 싸움이 됐다"고 꼬집었다. 반면, 대의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박희태 후보는 "나는 범계파적"이라며 '줄세우기' 논란을 비켜갔다.
정몽준 "내가 대표되면 계파 약해질까 우려한다는데 비극"
친이·친박계간 계파 줄세우기 논쟁에서 소외된 정 후보는 "비극"이라고 푸념했다. 정 후보는 "친이는 박 후보 밀고 친박은 허 후보 민다고 한다. 내가 대표가 되면 계파가 약해질까 우려한다는데 비극"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계파는 잘 모르지만 계파는 폐쇄적이며 배타적이고 과거지향적"이라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