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날의 상처와 허물은 내가 모두 다 끌어안고 가겠다"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이임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치열했던 경선을 비롯해 공천파동, 탈당·복당과 같은 논란과 갈등은 당의 화학적 결합을 막는 걸림돌이 돼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무엇보다 이번 전대는 당의 화합과 단결을 다지는 축제의 마당이 돼야 한다"면서 "소원한 점이 있었다면 훌훌 털어버리고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돼 미래로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총선을 앞둔 공천 파동을 수습하고자 총선 불출마라는 고심의 결단을 내리기도 했고, 결국 과반수 의석의 총선 승리로 보답 받았다"고 소회를 밝히며 "쇠고기 파동으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그 취지와 양상이 변질돼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강 대표는 이어 "18대 국회가 한 달 넘게 원구성도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야당에 다시한번 호소한다. 거리 촛불이 아니라 국회의사당에 희망의 횃불을 켜 온 나라를 밝히자"고 당부했다. 그는 "특히 나와 함께 며칠 간격으로 물러나게 될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에게 각별히 부탁드린다"면서 "마지막으로 나라와 국민을 위해 결단을 내려달라, 국회 정상화에 동참해 주기를 거듭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나는 당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러나 한나라당 성공과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떠나는 사람이 말이 많으면 안된다"면서 기자들의 질의응답은 생략한 뒤 당사를 돌며 기자들과 사무처 직원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넸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임기를 마치는 최고위원들은 소회를 밝혔다. 정형근 최고위원은 "나는 법조인 출신이라 변호사 본업으로 돌아가겠다. 어느 곳에서나 나라가 잘 되고 한나라당이 잘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돕겠다"고 말했다. 전재희 최고위원은 "국민이 촛불을 통해 하고싶은 말이 있어도, 이젠 경제를 걱정하는 분들의 마음도 헤아려달라"면서 "정권교체 과정에 지도부에 있었던 한 사람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백의종군의 마음으로 열심히 돕겠다"고 약속했다.

    호남 출신의 한영 최고위원은 "그동안 얼었던 호남 땅을 녹혀서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아직도 적은 것에 머물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앞으로도 호남이 한나라당 품속으로 들어가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원 최고위원은 "정권 취득의 기쁨보다는 무거운 마음이 앞서는 게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당내 화합과 강력한 리더십으로 경제적 부를 일으켜야 한다. 내일 훌륭한 후임 최고위원들이 뽑혀서 국가에 헌신하고 부와 안정에 기여해 달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