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앞으로 다가온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30일 열린 KBS 토론회에서 이전보다 더 과열된 신경전을 벌였다. 박희태- 공성진 후보 협공에 몰려 수비에 초점을 두던 정몽준 후보는 확실한 각을 세우며 100여분 내내 공격적인 화법으로 토론을 주도해갔다. 박 후보 역시 토론회 중간 중간에 노골적 불만을 표시하며 세번째 토론회를 가졌다.

    1라운드- '낙천' 박희태 자격 논란

    먼저 공 후보는 정 후보에게 "원외인 박 후보가 대표가 된다면 '한나라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말은 강조하기 어법이냐"고 공격을 시작했다.

    정 후보는 "4달전에 공천을 그렇게 해놓고 (박 후보를) 대표로 모시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 있다"면서 "일부 세력이 다시 박 후보를 대표로 민다면 문제 있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말 안하려고 하는데 자꾸 심기불편하게 하네요"라면서 "정 후보는 그릇도 크고 기업도 경영했는데 자꾸 자격 운운해서 좀 그렇다. 너그럽게 지도자처럼 넓은 가슴 보일 수 없냐"고 쏘아부쳤다. 또 "자꾸 공천 안된 문제로 흠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친박 쪽 의원들이 공천 못받았으니 당에 복귀하면 안되느냐. 대표만 하면 안되고, 복귀는 되느냐"고 따졌고, 정 후보는 "복당은 필요에 의해서 하는거고, 대표가 되는 것은 조금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 후보는 "자꾸 왜 그래요. 너무 독단적으로 남의 흠을 갖고 그러면 지도자로서 문제가 있다"면서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두 후보간에 신경전이 과열되자 정 후보는 "아니, (박 후보가) 하면 잘 하실 것 같다"고 진화에 나섰다.

    계파 논쟁, 2라운드

    이날 '친 이명박 대통령 계' 주류 의원 100여 명이 오후 대규모 모임을 예고한 것과 관련, 공 후보는 "정 후보가 의원모임에 상당히 긴장을 하는데 그럴 필요없다"면서 "언론 보도만 갖고 '계파 나누기다'는 의혹을 갖는 거 아니냐"고 공격했다. 정 후보는 "소수를 단기간에 속일 수는 있어도 많은 사람을 장기간 속일 수는 없다. 국민이 다 보고 있는데 무슨 일을 하든 전당대회 규정을 지켜야 하지 않느냐. 가능한 한 정직하고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언론사가 그렇게 보도를 했는데 그 사람들이 다 문외한이냐"고 따져 물었다. 

    공 후보는 이어 "정 후보는 한나라당의 이방인"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가했다. 공 후보는 "계파는 다르지만 여기 있는 분들은 대선, 경선을 치르면서 같은 공동체라는 의식을 갖고 있다. 친소 관계있는 분들이 서로 모이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라고 말했다. 이 말에 정 후보는 "해당행위라고 한 적은 없다. 조심해달라"고 정정한 뒤 "우리 서로 '눈 가리고 아웅'하지 말자. 이건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고 질타했다.

    토론은 KBS를 통해 2시 10분부터 100여분간 진행됐다. 다음 토론회는 내달 1일(화) 1시 30분에 SBS에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