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통합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30일 천정배 의원 등 지난해 범여권 통합과정에서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민생정치 모임을 결성한 개혁성향의 전·현직 의원을 자신의 캠프에 합류시키며 세불리기를 시작했다. '조직'에서 앞선다는 평을 듣는 정세균 후보에 대한 맞불인 셈인데 추 후보는 천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고 구 민주당계 출신인 김성순 의원을 부위원장에 앉혔다. 이종걸 의원과 노웅래 우원식 정성호 최재천 전 의원 등도 캠프에 합류했다. 추 후보는 "들어오기로 한 분들이 많다. 개혁세력이 결집하고 있다"며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추 후보는 물론, 앞서 거론된 의원들이 모두 참석했고 회견문은 선대위원장인 천 의원이 읽었다. 이들은 보다 선명하고 개혁적인 정체성 확립을 통해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주장했지만 회견문의 주된 내용은 경쟁 상대인 정세균 후보 공격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지금 민주당은 이명박 행정부와 함께 동반몰락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손학규 대표의 당 운영에 대한 불만이다. 당의 노선이 한나라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비판을 하고 있는 이들은 곧바로 정 후보를 겨냥해 "한나라당 정책 노선과 어떠한 차이도 찾아볼 수 없는 짝퉁 한나라당 노선을 정책목표로 내거는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 후보와 그의 지지 세력을 "서민과 중산층의 장바구니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오로지 계파간 연대를 통해 당내 권력 장악에만 한눈 파는 세력"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이어 정 후보가 열우당 의장 시절 정부의 입각 제의를 받자 당의장직을 던지고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점을 집중 난타했다. 이들은 "그 후보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 국민을 향해 눈과 귀를 열어두기는커녕, 청와대를 향해서만 눈과 귀를 열어뒀다"며 "당시 그 후보는 당을 살리라는 막중한 명령을 부여받고 있는 상태였고 그래서 당은 그에게 당의장과 원내대표의 모든 권한을 몰아주기까지 했는데 그 후보는 입각 제안을 받자마자 즉각 당과 입법부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따나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정 후보를 "대통령의 절대권력에 당과 국회를 절대 구속시켰다"고 몰아붙였다. 이어 "현재와 과거의 기득권구조에 물든 정 후보는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야당을 바꾸고 의회를 바꾸고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리더십은 추미애"라고 주장했다.

    추 후보는 회견 내용이 정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 "지지층이 이탈한 것은 정체성 때문이었다. 정체성 논쟁은 더 치열해야한다"면서 "(회견문은) 원색적 비난과는 차원이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다. 추 후보는 "지금까지 인물에 대한 정체성 논쟁을 했다면 이제부터는 정책을 통한 정체성 논쟁에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당심에는 뒤지고 있지만 추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서는 정 후보에 앞서고 있다. 그래서 추 후보 선대위는 이번 대표 경선에서 일정 비율의 여론조사를 반영할 것을 당에 공식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추 후보 선대위의 대변인을 맡은 노웅래 전 의원은 "한나라당 경선에서도 국민 여론조사 30%를 반영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열린정당, 참여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시대변화를 주도해왔는데 그렇다면 지금과 같은 폐쇄적인 전당대회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