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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지난 4월 MBC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편 방송 후, 프로그램을 둘러싼 오역 논란에 이어 영어 번역에 참여했던 정지민씨가 해당 프로그램 게시판에 "편집 성향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는 글을 올리는 등 PD수첩의 왜곡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을 내세웠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26일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 전부가 그 보도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믿고, 또 그 보도를 보고 촛불 시위에 나온 사람이 굉장히 많다고 한다"면서 "허무맹랑한 보도라는 게 밝혀졌다. 드라마도 아니고 사실을 보도해야 할 곳에서 국민 불안을 가중시키는 의도적인 왜곡 보도의 결과가 얼마나 엄청난지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홍 원내대표는 "더구나 PD수첩이 왜곡보도를 한 후 책임을 번역자의 번역 오류로 몰아가는 데 국민들은 분노를 느낀다"며 "검찰이 조속히 수사해서 명명백백한 진실을 밝히고 일벌백계로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태희 정책위의장 역시 "이번 사태를 보면서 공중파 방송의 잘못된 프로그램이 얼마나 잘못된 폐해를 일으키는지 생생하게 경험했다"면서 "피디수첩은 공중파 방송의 치명적 과오를 저질렀다"고 질타했다. 임 의장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응분의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해야 하고,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면서 "그 문제로 인해 생겼던 여러 부분에 대해 진실을 밝히는 해명 프로그램이 방송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에 대해서 당 입장을 정해 공식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는 "임 의장이서 방금 '과오'라고 했는데, 과오는 과실이고 실수라는 뜻이다. 그런데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 '고의'로 보인다"면서 거듭 피디수첩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정병국 의원도 "우리 헌법21조에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진실을 왜곡해 국민을 호도하는 자유까지 보장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정 의원은 "'PD수첩'건은 단순히 제작 과정의 실수가 아니라 의도된 왜곡이었다"며 "눈에 보이는 진실을 외면한 데에서 나아가 분명한 사실도 외면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이어 "PD수첩 행위는 참으로 뻔뻔하고 오만 방자한 태도"라고 비판하면서 "방송사 본분을 망각하고 명백한 허위 왜곡 보도로 국민을 우롱한 제작진에는 상응하는 책임이 따라야 하며 MBC는 전 국민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책을 마련해라"고 촉구했다.
한편, 'PD수첩' 영어 공동 번역자로 참여한 정씨는 25일 PD수첩 홈페이지 게시판에 글을 올려 "번역 문제가 아니라 제작 의도 및 편집의 어떤 '성향' 내지는 '목적'이 강조돼 발생한 문제"라며 "감수 중 계속 다우너 소를 너무 강조한다, 프로 제목이 광우병이라 충분히 다우너=광우병이란 인식을 줄 수 있는데 너무 오버한다는 요지로 여러번 얘기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의역이 있었다면 번역이 끝난 후 제작팀 결정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제작 의도 및 편집 목적이 광우병의 위험성 강조였음을 깨끗이 인정해야 한다. '영어 번역에 신경쓰겠다'고 밝힌 제작진의 인터뷰는 번역자로 이름을 올린 사람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밖에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