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 직전 청와대 시스템에서 봉하마을로 빼내간 국가자료에는 언론인 700여명, 고위공직자를 포함한 공직인사 5만여명, 그리고 기업 임원 등 35만여명의 민간인 등 총 40만명의 인사파일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6일 복수의 언론은 여권 관계자의 말을 빌어 "노 전 대통령이 사저로 가져간 자료 200만건에는 국가의 기밀까지 총망라돼있다"면서 이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기 내각 인선과정에서 인사파일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던 사례도 있어 노씨측의 고의성까지 의심되고 있다. 새 정부가 열어본 지난 정권의 청와대 시스템인 '이지원(e-知園)'에는 업무매뉴얼과 정책자료를 제외한 대부분 자료와 파일은 삭제됐으며 컴퓨터 하드디스크도 일부 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한 관계자는 "특히 민정수석실의 인사파일이 없어서 장관 후보자 검증에 차질이 많았다"고 증언했고, 노씨측은 "인수인계를 거부했다"고 주장하면서 진실공방이 벌어졌었다.

    노씨측은 물러나기 직전 '새 정부가 안겠다고 했다'며 대부분 문서를 비공개로 분류해 기록보존소로 넘겨놓고는 봉하마을로 옮겨 자신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셈이 된다. 비공개로 지정, 보관된 자료는 15∼30년간 열람이 금지되며 이를 국회 재적 3분의 2이상 찬성의결이 이뤄지거나 관할 고등법원장이 해당 기록물이 중요한 증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영장이 제시될 경우 볼 수 있다. 노씨 주도로 지난해 4월 제정된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한 것이다. 이 법률에 따르면 대통령 기록물을 무단으로 파기 혹은 국외 반출할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무단으로 은닉·유출·손상·멸실 시켰을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기밀사안을 국내 모든 사람이 온라인에서 해킹하거나 오프라인에서 자료를 입수하게 될 경우 국가에 굉장히 큰 타격이 초래될 것이 예상되고, 따라서 정부의 자료유출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12일 정부는 국가기록원을 통해 노씨측에 이지원 사용중단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전직 대통령이란 점에서 상당히 조심스럽다"며 자료 유출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가 쉽지않음을 시사했다. 청와대는 노씨측이 정부 요청에 따르지 않을 경우 수사 의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