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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를 은퇴한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장외 투쟁 중인 자당 통합민주당을 비판했다. 김 전 의장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예고없이 참석했다. 손학규 대표에게 할 말이 있어 왔다고 했다. 주요 당직자들의 모두 발언이 끝난 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김 전 의장은 곧바로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에 쓴소리를 쏟았다.
김 전 의장은 먼저 "초청되지도 않은 자리인데 내가 나와도 되나 생각했다"며 "방금 지도부에서 등원문제를 비롯한 여러 주요 현안을 말했는데 그 기조에 있어서는 전반적으로 뜻을 같이 한다. 하지만 개원 문제, 등원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생각을 말해 여러분이 앞으로 결정하는 데 참고해 줬으면 해서 오늘 이 자리에 나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장은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여러가지 심각한 상황은 전술 전략의 잘못이라기 보다 이명박 대통령과 그 세력의 잘못된 친미관, 미국과의 관계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해도 된다는 잘못된 생각, 그밖에도 잘못된 대국민관, 잘못된 정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이 쇠고기 협상 뿐 아니라 본질적인 태도에 근본적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 한 앞으로 이같은 심각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비판한 뒤 "그러나 이 문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의장은 "모든 민주 국가의 보편적 원칙은 3권 분립으로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 세 축이 국가경영을 이끌고 가는 것인데 어떤 이유로도 입법부가 구성되지 않은 상태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잘못한다고 해서 그 시정을 촉구하기 위해 이렇게 오랫동안 원 구성을 않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 지도부 생각과 차이가 있지만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이것은 정치의 전략전술 문제라는 발상에서 떠나 국가 기본 문제"라며 "우리가 손해를 보고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도 있고 지금 일반적 국민 정서에도 덜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전 의장은 "국회를 구성하지 않는 것은 그 이전 문제 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발상을 다시 한번 전환해 이 문제를 심사숙고 해주기 바란다"며 "너무 당의 흐름과 조율하지 않는 이런 이야기를 해 여러가지 입장을 곤혹스럽게 할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 발상을 다시 한번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손 대표는 "감사하다"고 짧게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