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이 '등원'을 두고 고민이다. 6·10 항쟁 21주년 기념 대규모 촛불집회 참석 뒤 당내 분위기는 '등원론'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 무엇보다 손학규 대표가 등원론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등원은 시기만 남았다는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나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원내 지도부다. 이들은 자당에서 제출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처리를 한나라당이 합의할 경우 국회 등원이 가능하다는 데드라인을 이미 설정한 상태다. 12일 처음 열린 '한나라-민주 원내대표 회담'이 아무런 결론 도출 없이 끝난 것도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이런 원칙 때문이다.

    물론 당 내부에선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지만 최대한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켜야 하는 협상팀은 자당의 입장이 등원론에 힘이 실리는 게 적잖은 부담이다. 13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손학규 대표는 또 "우리 당의 역할, 국회의 역할과 위상에 대한 고민은 정말 심각하다"며 등원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손 대표는 "국회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문제인식이 있다"고도 했다. 또 "우리 목표가 재협상이므로 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이런 손 대표와 달리 한나라당과의 협상에 나서는 원내지도부는 등원 보다 재협상에 무게를 뒀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어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처음 공식 회담을 했다. 국민 요구는 한결같이 재협상 하라는 것인데 정부는 재협상 불가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무조건 등원하라는데 정말 안타깝다. 국민을 외면한 채 국회를 연다고 해서 국민 불안이 해소될 수는 없다"고 못박았다. 재협상 조치 없이는 등원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손 대표 주장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최인기 정책위의장 역시 "오늘 공청회(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관련) 개최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 야당이 등원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오해가 있다"면서 "분명히 말하는데 오늘 공청회 목적은 재협상이 가능한데도 정부와 미국 정부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기 때문에 광우병 예방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켜 정부가 재협상에 임하게 할 수밖에 없다는 목적이고 재협상 해결 없이는 국회에 등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