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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 위기'는 이명박 정부에만 찾아온 게 아니다. 제1야당인 통합민주당 역시 위기다.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10% 후반대로 내려 앉았는데 민주당은 이제 자당 지지율이 이 대통령을 앞섰다고 위안을 하고 있다.
'위기'를 풀고자 하는 해법도 한나라당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위기탈출을 위해 '조기 전당대회' 카드를 꺼냈다.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이 대폭 바뀌는 만큼 정부와 발을 맞춰 여당도 쇄신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 난국을 돌파해보자는 게 표면적인 이유였다. 강 대표의 깜짝 카드는 제안에 그쳤다.
반면 민주당에선 '전당대회 연기' 목소리가 나왔다.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 해 온 천정배 의원을 필두로 16명의 전·현직 의원은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7월 6일 계획된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했다. 이들 역시 현 시국이 결코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이대로는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을 하고 있다. "만루 상황에서 투아웃을 당해 다시 (기회가) 한나라당에 갈 수 있다"(이종걸 의원)는 게 현 정국을 보는 이들의 시각이다. 연전연패의 사슬을 끊은 지난 6·4 재·보궐 선거의 선전도 "일시적인 반응"이고 "국민이 한나라당을 이긴 것이지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이긴 게 아니다"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유는 이렇다. 정부·여당이 이 만큼 죽을 쑤고 있는데도 민주당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고, 여론이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현재 민주당은 10%대의 당 지지율, 비전과 리더십 부재, 정체성 혼란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무엇보다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조직강화 과정에서 '계파별 지분다툼, 자기 사람 심기'가 공공연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온 국민이 촛불집회로 밤을 지새울 때 우리 당 내부에서는 부끄러운 일이 자행되고 있었던 것"이라는게 이들의 전당대회 연기 요구 근거다. 이들은 "이래도 가다가는 7·6 전당대회는 '우리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래서 이들은 "민주당이 열린우리당의 전철을 더 밟아서는 안되고 그러려면 창당 수준에 버금가는 과감한 당 체제 혁신이 필요하다"며 "당 비전과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대안 야당으로 탈바꿈시킬 강력한 지도부가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 손학규 대표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읽힌다. 더 나아가선 유력한 당권주자군으로 꼽히는 정세균 추미애 의원도 자당의 확고한 정체성을 확립할 만한 인물로는 부족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될 수 있다. 이들은 "쇠고기 이슈로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고, 비전도 정체성도 모호한 현재의 민주당으로 전당대회를 치러봤자 국민의 눈에는 '그 밥에 그 나물' '제 밥그릇 챙기기'로 밖에 비쳐지지 않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난관 타개를 위한 이들의 해법은 결국 '전당대회 연기'와 '비상대책위 구성'이다. 이들은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전 당원 직접참여제'로 국민적 대표를 선출할 때까지 '비상체제'로 신속히 전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거듭 "국민적 관심과 흥행이 없는 7·6 전당대회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전당대회 연기를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