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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정국을 풀기 위해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 원내사령탑이 12일 처음 만났지만 '쇠고기 정국'을 보는 양측의 시각차는 여전히 컸다.
한나라당 홍준표, 민주당 원혜영 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회담을 가졌다. 18대 국회 개원 및 쇠고기 문제, 산적한 민생현안 처리를 위해 머리를 맞댔는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장외로 나간 야당을 달래야 하는 만큼 홍 원내대표가 먼저 회담 장소에 나와 기다렸고 원 원내대표는 약속시간 정각에 도착했다. "반갑습니다"라는 가벼운 인사말을 주고받은 두 사람은 5분여 동안 언론에 회담을 공개했는데 분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넥타이를 풀고 온 원 원내대표가 먼저 "양해를 좀 구할게 있다"며 "어제 의원총회에서 하절기 동안 넥타이를 매지 않기로 결정했다. 오늘 회담에 넥타이를 매야 할지를 두고 고민했는데 매지 않았다. 양해해 줄 수 있겠냐"고 하자 홍 원내대표는 "내일 부터는 와이셔츠도 안 입어야겠다"며 농을 던졌다. 가벼운 농담은 여기까지 였다.
언론에 공개된 회담에서 홍 원내대표는 원론적인 언급을 하며 각을 세우지 않았다. 특유의 입담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들도 협조하고 있는데 국민들이 걱정하는 문제를 충분히 논의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며 발언을 마무리 했으나 원 원내대표는 달랐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기 무섭게 원 원내대표는 6·10 항쟁 21주년 기념 전국 도심에서 열린 촛불집회를 언급하며 한나라당을 압박했다.
특히 원 원내대표는 10일 경찰이 집회 참가자들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는 길목에 컨테이너를 설치한 문제를 꺼내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했다. 원 원내대표는 "엊그제 6·10 항쟁 21주년 기념 촛불행사가 있었다. 수십만의 국민들이 쇠고기 재협상 문제가 반드시 이뤄지기를 갈망했는데 그날 광화문에 쌓인 엄청 무겁고 두터운 컨테이너는 대통령과 국민과의 거리가 멀다는 것을 확인시키는 조형물이었다"며 "33번째 촛불을 든 시민들은 의견이 대통령에게 많이 전달됐을 것이란 희망으로 왔을텐데 더 두터운 절벽으로 절망했다"고 꼬집었다.
원 원내대표는 "이 장벽을 대통령이 거둬야 하는데 쌓는데 몰두했다"며 "결국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일은 국회가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한 뒤 "다행히 탁월한 홍 원내대표가 있으니 정치적 타협을 통해 할 수 있지 않을까 희망한다. 국민이 바라는 눈높이에서 해법을 여야가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이후 양당 원내대표는 더 이상의 언급을 피한 채 회담을 비공개로 돌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