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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류우익 실장 교체를 포함한 대대적인 인적쇄신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후임 실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 정부 초기 혼란의 원인으로 소통부족을 꼽으며 여권 내 '여의도 정치'와 관계 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의회와 내각을 두루 경험한 인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후임 실장으로 윤여준 김덕룡 맹형규 권오을 박세일 전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떠오른다. 이 가운데 윤 전 의원에게 다소 무게가 쏠리는 느낌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현재 거명되고 있는 여러 인사 중 비교적 거부감이 없는 분으로 안다"며 "윤 전 장관은 내각과 청와대 공보수석을 지냈고 국회 경험도 있다. 이미 여러 검증을 거쳤으며 정무적 판단도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인선이 있을 때면 늘 오르는 사람 중 하나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다 결정할 만한 위치에 있는 분이 하지 않겠느냐"고 가능성을 열어놨다. 최근 알려진 '비 영남, 비 고려대, 10억 이하 재산'이라는 인사 3원칙에 대해서는 "'강부자' '고소영' 정부라는 비난을 많이 들었으며 현재 위기를 초래한 원인이 됐기 때문에 당연히 이를 교훈으로 삼아야하지 않겠느냐"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윤 전 장관은 충남 논산 출신으로 단국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대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외부 자문 역할을 했다.
여권 내 호남을 대표하는 5선의 김덕룡 전 의원, 서울 출신 3선의 맹형규 전 의원도 물망에 오르지만 '화합형' '안정형'이라는 이미지가 현재 위기상황에서는 맞지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맹 전 의원은 정무수석 혹은 신설될 정무특보 기용설도 나온다. 권오을 전 의원의 경우 영남권 출신에 고려대를 나왔다는 것, 박세일 전 의원은 교수 출신이란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석급 인사도 대폭 이뤄질 전망이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의 전격적인 사표 제출로 류 실장의 교체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을 감안하면 당초보다 폭넓은 시스템 개편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재완 정무수석은 국정기획수석이나 공석인 사회정책수석으로 자리 이동이 예상된다. 경질 대상으로 꼽히는 김중수 경제수석 후임에는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쇠고기 논란에 미흡한 대응을 보인 이종찬 민정수석이 경질될 경우 정종복 전 의원 등이 거명된다. 청와대 조직개편과 맞물려 홍보라인을 강화한 홍보특보에는 박형준 전 의원이 강력히 떠오른다. 박 전 의원은 경선과 본선에서 이 대통령의 대변인을 맡았으며, 4.9총선 이후 주춤했던 외부활동을 재개할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인사 3원칙'과 관련해 "충분히 고려해야할 상황이지만 그런 식으로 세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한다는 것은 적절치않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또 한 핵심관계자는 "당쪽에서 나온 얘기"라며 "이 대통령이 정진석 추기경과 만나 얘기를 나눌 때 '국민의 눈높이, 도덕적 기준에 맞춰야한다'는 언급을 했지만 일부 기준은 너무 작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12일쯤 인사 일정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인사는 큰 흐름의 마무리 부분에서 하는 것이라서 예상하는 것보다 조금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