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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이 9일 전격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여권이 술렁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복심' 정두언 의원이 인사책임 4인방을 지목하고, 이 대통령이 잘못된 인선을 시인한 데 이은 박 비서관의 용퇴는 새 정부의 고강도 인적쇄신을 예고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대통령은 "인선 과정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도덕적 기준을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비서관의 사의표명으로 정 의원이 "인사실패를 초래한 사람"으로 함께 꼽은 류우익 대통령실장,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의 거취도 주목된다. 특히 정권창출에 지대한 공헌을 했으며 '순도'면에서 류 실장보다 짙은 'MB맨'인 박 비서관이 물러갈 경우 청와대 참모진의 전면적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곧 '이명박 청와대 2기' 출범을 의미한다.
인사실패 책임자가 다시 인적 쇄신에 나서서는 안된다는 여권내 부정적 시각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박 비서관이 물러간 이후 새로 등장하는 세력에 따라 여권내 권력 재분배 가능성은 커졌다. 자칫 계파간 갈등이 재점화된다면 더 큰 혼란이 올 수도 있다.
"대통령에게 누가 된다면 청와대에 한시라도 더 머물 수 없다"며 청와대를 나선 박 비서관은 이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 보좌관을 12년간 지냈으며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 정무국장을 거쳐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최전선에 있었다. 박 비서관은 류 실장에게 사표를 제출하기 전 이 대통령과 1시간 가량 독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의 고심과 결단이 포함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대폭 쇄신을 눈 앞에 둔 청와대와 함께 10일에는 내각의 일괄사의 표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한승수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둘러싸고 촉발된 국정혼란에 책임을 지고 일괄 사의를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인사는 "이르면 금주 내 청와대 개편과 내각 교체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