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권력 사유화' 발언이 논란이 된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의 반응은 대체로 공감한다는 분위기로 모아졌다. 다수 의원들의 말에 따르면 정 의원이 "시기도 적합치 않고 절차도 과함을 알고 있으나 오로지 대통령과 나라는 위한 충정임을 알아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 의원은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장다사로 정무1비서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등을 겨냥해 "대통령 주변 인물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며 공개 비판한 바 있다.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 후 이윤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이 '내가 이 시기에 진다는 것을 뻔히 안다. 옛날 같으면 사약을 받는 입장인데 이 얘기를 왜 하겠느냐. 나라를 위한 충정에서 하는 것"이라며 "'그들이 인사쇄신까지 맡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심재철 의원은 "그 충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내용에 120% 공감한다"면서 "총리와 대통령실장의 교체없는 쇄신은 의미가 없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경석 의원도 "정 의원 본인도 방법론에 대해서는 적절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하더라. 나도 동의한다"며 "(정 의원의 발언이)충정이다"고 말했다.

    일부 초선의원들도 정 의원의 발언에 동조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용태 의원은 "정두언 의원은 저 안에서 외롭지 않았다"고 이날 의원총회 분위기를 표현하면서 "정 의원의 진정성에 대체로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는 청와대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볼 때"라며 "쇄신도 중요하지만 그런 결과를 초래한 시스템과 인사라인, 무기력했던 정무라인의 쇄신 필요하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렇듯 정 의원의 발언에 한나라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동조하고, 문제의식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인적쇄신은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폭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