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일부 청와대 참모진과 국회의원을 상대로 '청와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한 데 이어 "인사실패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잘못을 인정하기는 커녕 또 다시 쇄신을 주도하려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고 9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정 의원은 이번 파문을 '권력투쟁'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옛날 같으면 내가 사약을 받을 일이다.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데 권력 투쟁이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침묵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도 있으나 이명박 대통령과 국민들을 위해 누군가는 문제점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권력투쟁은 할 생각이 전혀없다. 최고위원직을 포함해 어떤 자리에도 나가지 않고 백의종군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밝혔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쇠고기 파동 등 청와대와 정부가 국정(현안)에 제대로 대처를 못하고 준비를 못한 것이 인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무능하고 부적절한 인사들로 인해 이런 국정혼란이 불가피해진 것이 아니겠느냐"고 청와대 비서진들을 비판하며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에 인물을 배치하지 못한 것은 특정인들이 정실인사를 했기 때문이고, 내가 '권력의 사유화'라고 표현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그 인사를 주도한 사람들부터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인사실패에 책임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시 쇄신을 주도할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나는 그것을 지적한 것이다.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이 쇄신을 주도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중앙선데이와의 '오프'를 전제로 한 인터뷰에서 이상득 의원과 류우익 대통령실장,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장다사로 정무 1비서관 등으로 해석되는 인사들을 지목하며 '권력 사유화를 이루고 있다'고 비판했었다. 실명이 거론된 박영준 청와대 정책기획 비서관(1급)은 정 의원을 향해 "인격살인에 해당하는 비열한 짓"이라고 맞받아 치기도 했다. 사태가 커지자 9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는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최고위원 전원이 심각한 우려를 했다"며 비판했고, 이상득 의원은 '인사개입설'을 부인했다. 
     
    '이명박의 복심'으로 알려진 정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친이(친이명박계)의 핵심이었던 그가 높아진 위상만큼 견제 세력이 늘면서 권력 바깥으로 밀려난 데 대한 인사분풀이냐 아니면 대통령을 위한 진심어린 충언이냐는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