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이 국회 밖을 나와 자체 규탄대회를 열고, 촛불집회에도 참여하고 있지만 반응은 냉랭하다. 그러자 민주당은 '등원 명분'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쇠고기 문제가 장외투쟁만으로 해결하기 힘들고 결국 국회 안에서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은 정부·여당에 등원 명분을 요구하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9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가 어떻게 했기에 아이들까지 끌고 나와야 하고, 평화적 시위에 물대포를 쏘고 방패로 찍는데 경찰청장 문책하나 못하나, 야당은 무엇을 하냐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우리를 참 어렵게 하는 일이었다"며 "차려준 밥상도 못먹나, 정치권은 국민들 내몰고 뭐 하나 하는 강한 질책을 받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손 대표는 "어떤 분은 시위는 우리가 할 테니 이 문제에 대해 따질 것은 따지고 해결할 것은 해결하라고 했다"고 소개한 뒤 "대책을 강구해야겠다"며 "대통령과 정부는 정치권이 해결할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손 대표는 "야당이 제 역할을 해야하고 적극적 책임의식을 갖고 민의를 수렴할 준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당장 오늘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우리는 준비된 야당으로 이 정부가 못하는 것을 탓하기만 하기에는 국민 질책이 너무 크다"며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 한나라당이 못하는 것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앞으로 다가올 일에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천 공동대표 역시 "국민 사이에 민주당이나 국회 차원의 대책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촛불시위에만 맡겨두고 두 손 놓고 있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며 "그래서 국회 차원의 가축전염병예방법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원내대표에게 논의시작을 이야기 하고, 공청회를 국회 차원에서 요구해 수용하지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해야한다"며 "이 문제를 오늘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지하게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제는 한나라당이 나서야 한다"며 "대통령이 말을 안 듣는다. 입법을 책임진 한나라당이 나서야 한다"고 요구한 뒤 자신들이 제출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처리해야 한다"며 "언제까지 대통령 입만 바라볼 것이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