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면담한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한 한국 정부의 요구에 대해 "재협상(re-negotiation)은 어렵지만 재협의(consultation)는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이날 강재섭 대표와 버시바우 대사의 면담 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강 대표가 '5월 초부터 시작된 촛불집회가 20차례도 넘었고, 6월 10일경에는 100만명이 될지도 모른다는 언론보도도 있는데 이렇게 촛불집회가 계속되면 한미 관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서 그 점이 우려된다'"며 "우리나라는 농경국가인 만큼 쌀이나 쇠고기에 남다른 정서가 있으니 이것은 일반 상품과 다르게 취급하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했다'고 버시바우 미 대사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강 대표는 "한국에서 여론을 접하는 대사가 심각한 상황을 본국에 잘 전달해주고 조속한 해결에 노력해달라"고 당부하며 "당 입장에서는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어떻게든 수입이 안되게 하겠다는 것이고,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미국정부가 이것을 해결 가능하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인 한국을 위해 미국의 정부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문제니 대사도 이 문제에 대해 언급을 조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버시바우 대사는 "쇠고기는 먹을거리인 문제일 뿐 아니라 정치적 문화적 문제가 됐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논란이 된 '미국산 쇠고기에 관한 과학적 사실을 한국인들이 더 배워야 한다'는 자신의 발언을 "본의와 다르게 보도된 것에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과 한국 국민을 존경하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아달라"며 "이번 쇠고기 문제로 60년간의 한미 동맹이 금가선 안된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버시바우 대사는 이 자리에서 "재협상은 굉장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아줬음 좋겠다. 하지만 재협의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재협상과 같게 하겠다"고 말했다. 조 대변인은 "버시바우 대사가 재협상은 모르지만 정부채널로 재협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버시바우 대사가 '정책패키지를 마련하기 위해서 양국이 협의를 시작했다. 내용은 지금 밝힐 수 없다. 미국 내부에서도 의견을 듣고 조율해야 하는데 협의내용이 밝혀지면 미국내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낮아지니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여야 의원들 5-6명 정도가 6월 9일 미국을 방문해서 정부와 업계 지도부와 면담했으면 좋겠다"고 물었고, 버시바우 대사는 "시간은 촉박하지만 면담 일정이 잡히는 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조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