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반대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실업자 등 '경제 불만 세력'으로 간주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이 예상된다고 세계일보가 4일 보도했다.  

    이 의원은 지난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 5단체 주최 '제18대 국회의원 당선 축하 리셉션'에 참석해 한나라당을 대표한 인사말에서 "거리에서 불평하고 호소하는 촛불집회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쇠고기 문제만이 아니라 경제문제 전반이었을 것"이라며 "실직하고 일자리가 없어 길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과 서민, 어려운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참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원들이 합심해서 이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다짐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의 항의 글로 인해 이 의원측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오전 한때 폐쇄하기도 했다. 이 의원의 홈피에 글을 올린 네티즌들은 "촛불시위 참가자가 우습게 보입니까? 그렇게 쉽게 얘기하면 안되는겁니다"(아이디 '조준행'), "알만한 분이 왜 그러십니까, 시위에 참여한 시민 모두가 무능력해보였는지요, 이번 일은 사과하십시오'("대변인"), "사태를 정확히 보시고 국민을 우습게 보지 마세요. 말의 앞 뒤 전체 문맥을 살펴봐야겠지만 일단 그런 표현은 지금 상황에서 전혀 도움이 되질 않네요. 시대변화의 패러다임을 읽어야 국민을 섬길 수 있습니다"('시민')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도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통합민주당 박영선 최고위원은 "이 의원의 발언을 눈을 씻고 다시 봤다. 국민 폄하발언이다. 이것이 한나라당의 시각이고 이 정권의 시각"이라고 주장했다. 박 최고위원은 "유모차에 탄 아이들이 실직했나, 촛불이 꺼지지 않는 원인이 여기에 있다. 이런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동당도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은 도대체 어느 나라 국회의원인가, 국민의 요구를 알지도 못하고 관심조차 없는 이 의원은 이미 국회의원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비판했다.

    이상득 의원 연설 녹취록 전문

    -우리 경제계에서 이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많은 분들이 적극 경영을 통해 투자를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 아마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그 때문에 우리 국회의원들을 불러 환영을 해주신 것.. 이에 국회의원들이 제도나 법을 통해 경제문제를 해결해주시기를 요청드리는 자리라고 생각된다.

    -그런면에서 저는 지금 거리에 나와 불평을 하고 있는 호소를 하고 있는 촛불집회 참가자도 쇠고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실직, 일자리가 없어서 거리를 헤매고 있는 젊은이들, 어려운 서민들, 어려운 중소기업자 대표들, 많은 분들이 쇠고기 이외의 문제를 가지고도 참여하지 않았느냐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경제계의 여기 오신 지도자나 우리 국회의원들이 정말 합심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온 국민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특별히 오늘 참석한 우리 18대 국회의원들은 그렇게 다짐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애쓰는 경제계를 위해서 노력하고 협조하는 저희들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