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가 3일 한국 정부의 30개월령 미국산 쇠고기 수출 중단을 요청에  "지금까지 항상 말해왔듯이 재협상할 필요성은 못느낀다"며 "한국 국민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과학과 사실을 좀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즉각 거부 의사를 밝히자 통합민주당은 "국민 전체를 모욕했다"고 주장하며 격앙된 반응을 쏟았다.

    버시바우 대사가 한미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는 손학규 대표에게 불쑥 전화를 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발언을 한 탓에 버시바우 대사에게 불쾌감을 갖고 있는 민주당은 4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회의에서 불만을 여과없이 표출했다.

    손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의 발언을 언급한 뒤 "우리 국민 전체를 모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곧바로 지난달 21일 버시바우 대사가 자신에게 불쑥 전화해 "실망스럽다"고 말한 부분을 꺼냈다. 그는 "외국 대사가 한 나라의 제 1야당 대표에게 전화를 해 '실망했다'고 했는데 그 뒤의 태도가 가관"이라고 지적한 뒤 "사적인 대화를 공개해 놀랐다고 하는데 그것이 어떻게 사적인 대화냐"고 핏대를 올렸다.

    손 대표는 "이것(전화통화 내용이) 공개돼 불쾌하다고 하는데 우리가 대변인을 통해 미국 대사관에 사전 통지를 했고 통지한 뒤 2시간 후에 발표한 것"이라며 "그 동안 (버시바우 대사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일체 '미안하다' 'Sorry' 한마디 없었다"고 불쾌해 했다. 그는 "도대체 이런 미국 대사의 태도가 어디서 나왔나. 이 정부가 초기부터 미국에 굴욕적 자세를 보여 미 대사의 이런 오만방자한 태도가 나온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을 겨냥했다.

    손 대표는 "이 대통령이 어제 국민 눈높이를 몰랐다고 고백했는데 정부의 조치를 보면 이 정부가 아직도 국민 눈높이를 모르는 것 같다"면서 "이런 정도 적당한 미봉책으로 국민을 가라앉힐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이라고 꼬집은 뒤 "장관이나 대사에게 맡길게 아니라 미국 대통령과 그렇게 친하게 됐으면 이 대통령이 나서 다시 재협상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민석 최고위원도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인들이 더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한 것은 한 마디로 오만불손한 것"이라며 "한국민이 과학도 모르는 미개한 국민이냐"고 목청을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미 대사는 예의를 더 배워야 하고 이런 식이라면 본국으로 돌아가는게 맞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