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00일을 되돌아보면 오늘 본래 자축을 해야하는 날이지만 자성을 해야할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쇠고기 논란을 언급하며 "이 문제로 인해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미국측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출금지를 공식 요청한 것과 관련, "국민이 걱정하고 다수 국민이 원치 않는 한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를 들여오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단호히 말했다.

    이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30개월 이상된 쇠고기 수입 여부는 상당 부분 우리의 주권적 결정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다수의 많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면 그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그렇게 하는게 온당하다는 입장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상대가 있는 협상이지만 국내 상황이 이렇게 심각하고 한국 여론이 어떻다는 것은 미국 정부도 이미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본다"면서 "우리가 만약 이런 결정을 내린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수용하리라 보며, 한국 상황을 이해하고 노력해 주리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정부 과천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쇠고기 수출을 중단해주도록 미국에 요청했다"면서 "미국측 답변이 올 때까지 수입위생조건 고시를 연기할 것이고, 당연히 그때까지는 검역도 중단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유가 급등 등 대외 경제 여건이 나빠지면서 서민 생활의 주름이 깊어졌다. 경제 살리기의 가장 중요한 점이 바로 서민경제살리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서민경제 살리기에 우선 주안점을 두고 통상적, 행정적인 대책에 그치지 말고 비상시기라는 인식 아래 과감하고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을 세워라"고 내각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