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반발 여론이 국민 저항으로까지 심화되고 있는 데 대해 한나라당은 심란한 분위기다. 급기야 '대폭적인 내각 쇄신'과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나라당은 2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어 현 시국 돌파 대책을 논의했다. 122명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현 시국을 우려하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참석한 의원들은 대부분 "국가 신인도보다 국민 신뢰가 더 중요하다"며 정부가 국민을 달랠수 있는 특단을 내려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가 준비하고 있는 인적 쇄신과 관련해선 총리·청와대 비서실장을 포함한 대폭 물갈이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며, 3일로 예정된 쇠고기 장관고시 관보 게재 연기와 쇠고기 재협상 주장도 많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인적 쇄신과 관련, 남경필 의원은 "그동안 인사를 주도한 대통령 보좌관들이 책임을 느껴야 한다"면서 "인사는 대통령이 판단할 문제지만 내각 책임론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고, 초선인 김효재 의원은 "신뢰회복 방법은 국민 뜻을 따르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면서 "한나라당과 반대되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등용되는 인사가 필요하다"고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권 원내 수석부대표는 의총 후 "특별히 누구를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인적 쇄신에 총리와 비서실장이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의총 후 기자들에게 "오늘 전면 쇄신의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쇠고기 재협상과 관련해선, 의총 주요 발언자 20인 중 남경필·권영진·김성태·정태근·김성식·강석호·황영철 의원 등 7명이나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석호 의원은 "비록 국가신인도가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국민 원성을 사심없이 풀어줘야 한다"고 제언했으며, 남경필 의원은 "용어상 추가협상이든 재협상이든 미국과 협의를 벌여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영철 의원은 "국가신인도보다 국민적 신뢰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고, 권영진 의원은 "국민에게 논리가 아니라 정서적으로 납득할 만한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부대표는 "다수의 의견이 재협상 못하는 이유가 뭐냐 였다"며 "국민을 이기려고 해선 안되며 무조건 져야한다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관보 게재를 연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며 "정책위 의장이 정부에 연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