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우익 대통령실장은 2일 쇠고기 논란으로 인한 여론 악화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언제라도 모든 책임을 감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지금도 그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류 실장은 이날 오전 새 정부 출범 후 두번째로 청와대 직원 전체조회를 갖고 "열심히 일했지만 평가가 이렇게 낮은 데 대해 앞장 선 사람으로서 여러분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쇠고기 논란 극복을 위해 여권내부에서 인적쇄신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류 실장의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사의를 시사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국민과 소통부족과 여러 정책혼선 배경으로 청와대 참모진의 책임론이 지적돼왔다.

    류 실장은 촛불집회를 거론, "지금 국민은 국정을 비판하고 항의하는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면서 "이 정부의 처음 출발이 그러했듯이 우리는 국민의 비판과 지적이 우리에 대한 국민의 비판과 지적이 올바른 비판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국면이 매우 가슴 아프지만 우리가 이렇게 마음이 아프면 국민 마음은 얼마나 오죽할까라고 생각해야한다"며 직원들을 독려했다.

    류 실장은 또 "일하는 방식을 바꿔나갈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우리가 국민을 섬기겠다고 한 이상 '섬김의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게 곧 섬기는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열심히 일하기 전에 국민의 마음 깊은 곳을 헤아리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본다"고 자성했다.

    특히 "우리가 새로운 길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진통을 가볍게 본 측면이 있다"며 "침체된 경제를 일으키는 과정에서 성장통이 쉽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국민의 지혜와 힘을 빌리도록 하자"고 주문한 뒤 "우리가 먼저 앞장서지 말고 국민과 함께 보조를 맞추도록 노력하자"면서 "잘못한 일이 있다면 거울로 삼고 심기일전 초심으로 돌아가 반성과 각오로 정성을 다하면 머지않은 미래에 국민들이 우리의 진심을 믿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직원 조회는 쇠고기 논란으로 인한 국정지지도 하락과 국정쇄신 압박으로 인해 의욕이 넘쳐났던 지난 3월 첫 조회때와 달리 숙연한 분위기로 진행됐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