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국빈방문을 마치고 30일 귀국길에 오른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피곤한 기색없이 전세기내를 돌며 기자단, 수행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이 마지막 일정으로 대지진 참사현장인 쓰촨(四川) 방문길에 오른 탓에 김 여사는 홀로 전세기를 타고 귀국했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과 같이 다니면 힘들다고 하는데 너무 고생많았다"며 밝은 웃음과 함께 말을 건넸다. 일부 기자가 컵라면을 먹는 것을 보고는 "컵라면 갖고 식사가 되겠느냐"며 걱정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기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좌석에서 수행원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면서 책을 읽는 등 휴식을 취했다.

    3박 4일간의 방중기간 김 여사가 주로 위치한 곳은 이 대통령의 '옆자리'가 아닌 '빈 자리'였다. 이 대통령이 한중관계 격상과 신뢰증진 등 실용적 외교와 경제협력 확대를 위한 세일즈 외교에 주력하는 동안 김 여사는 교육, 문화, 복지 분야를 돌며 '조용한 내조 외교'를 활발히 펼쳤다. 미처 이 대통령이 직접 챙기지 못하는 곳에 김 여사가 퍼스트 레이디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김 여사는 방중 마지막날 칭다오(靑島)내 우리 동포들이 자발적으로 설립한 청운 한국학교를 방문했다. 김 여사는 이곳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 수업을 참관하고 유치원 일일교사로 학생들과 '자음 맞추기 수업'을 진행했다.

    김 여사의 이날 청운 한국학교 방문은 특별한 의미를 가졌다. 청운 한국학교는 지난 2006년 5월 개교했지만 설립인가가 나지 않아 500여명의 학생, 교직원이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칭다오시가 김 여사의 방문을 계기로 전격 설립 인가를 내눠 교민들의 숙원사업이 한번에 해결된 것. 여기에 김 여사의 방문에 맞춰 샤겅(夏耕) 칭다오 시장이 학교앞 도로 포장공사를 진행함으로서 학생들의 등하교길도 안전해졌다. 김 여사는 교육용 컴퓨터를 기증했다.

    이어 우리 교민들이 전체 점포의 65%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제공예품성 방문에서도 김 여사는 '내조 외교관'으로서 성과를 낳았다. 공예품성을 세운 중국 성문그룹은 김 여사의 방문 직전 인근 1200㎡에 해당하는 사무실을 한인 상공회관으로 3년간 무료임대해주기로 결정하고, 별도로 2000㎡ 부지를 무료로 건물신축용으로 사용토록 제공했다.

    앞서 지난 27일 김 여사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부인 류융칭(劉永淸) 여사와 환담을 갖고 쓰촨(四川) 지진에 대한 위로와 조기 극복을 기원했다. 중국 주석 부인과 외국 정상 부인과의 환담은 외교관례상 거의 전례가 없는 일로 한중 양국간 신뢰와 우호증진을 위해 마련됐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김 여사는 "쓰촨 지진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을 때 방문했다. 내가 다친 것처럼 아프다"면서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라고 안타까움을 표했고, 류 여사는 "한국정부의 신속한 구조대 파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집과 가족을 잃은 피해주민들에게 텐트를 제공해줘 감명을 받았다"고 답했다.

    31일 김 여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이화여대 창립 122주년 기념식'에서 제12회 '자랑스러운 이화인상'을 수상했다. 이화여대측은 "김 동문은 40여년 간 대기업 CEO이자 정치인의 조력자로서 밝고 건강한 내조의 리더십을 발휘해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 부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을 향한 봉사활동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며 수상선정 이유를 밝혔다. 김 여사는 수상소감으로 "사회 곳곳에서 사랑과 헌신의 이화 정신을 실천하는 분들이 많은데, 다만 그분들 대신 이 자리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