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의 '조용한' 내조외교가 돋보인다. 중국 국빈방중 이틀째인 28일 김 여사는 베이징(北京) 한국국제학교, 베이징 제1사회복지원, 베이징 무도학교, 그리고 중국희곡학원 등을 잇따라 방문했다. 짧은 방중기간동안 '세일즈 외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교육, 문화, 복지 분야에서 '퍼스트 레이디'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여사는 이날 베이징 한국국제학교를 찾아 학교 발전기금을 전달한 뒤 유치원반에 들러 어린이들과 시간을 함께 했다. 김 여사는 "이 할머니도 손자, 손녀가 6명이란다. 함께 해보자"며 친숙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어린이들의 실습을 도왔다. 곧이어 동화교육중이던 5학년 어린이들의 교실에 들러서는 직접 책을 읽어주기도 했다. 김 여사는 "우리 이 대통령도 학교에 못갈 형편인데 선생님의 도움으로 야간 고등학교를 나와서 대학에 갔어요. 선생님이 학교 갈 길을 터준 거에요"라고 학생들에게 희망을 전했고, 어린이들로부터 박수가 터져나왔다.

    김 여사는 이어 "이 대통령은 4년 대학생활 동안 (환경)미화원하면서 다녔다.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이어) 대통령이 되고 나서도 월급을 (성금으로) 다 내놓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월급을 다 내놓아서 힘들겠다는 김 교장의 말에는 "대통령도 공무원이니 월급을 받는데 다 내놓고 있다. (취임) 3개월이 됐는데 월급 한 번도 못봤다"라며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재치있게 받아쳤다.

    김 여사는 "이 대통령은 젊었을 때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받은 것 다 돌려줘야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어려움 없이 자랐지만 이 대통령과 함께 (다른 사람) 돕는 일을 같이 할 것"이라며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이 희망이고 꿈이다. 3개국어를 배워서 대한민국의 자산이 되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어렸을 적 꿈을 묻는 한 어린이의 질문에 김 여사는 "선생님이 꿈이라 사범대학에 갔는데 이 대통령과 결혼하면서 꿈을 접었다. 이제는 손자, 손녀 가르치는 재미로 산다"고 웃으며 답했다.

    앞서 김 여사는 27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부인 류융칭(劉永淸) 여사와 환담을 갖고 쓰촨(四川) 지진에 대한 위로와 조기 극복을 기원했다. 중국 주석 부인과 외국 정상 부인과의 환담은 외교관례상 거의 전례가 없는 일로 한중 양국간 신뢰와 우호증진을 위해 마련됐다고 청와대측은 설명했다. 환담장에 도착해 김 여사를 기다리던 류 여사는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며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방문한 것은 한중관계가 긴밀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인사했다.

    김 여사는 "쓰촨 지진으로 인해 어려움이 많을 때 방문했다. 내가 다친 것처럼 아프다"면서 "뭐라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 여사는 "중국 정부가 잘 해서 극복하길 믿는다"고 격려했으며, 류 여사는 "한국정부의 신속한 구조대 파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특히 집과 가족을 잃은 피해주민들에게 텐트를 제공해줘 감명을 받았다"고 답했다.[=베이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