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 정형근 최고위원이 "전윤철 감사원장은 국회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임명됐는데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만으로 사퇴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청와대와 정부를 비판했다.

    정 최고위원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전 원장은 공직자로서 여·야 모두로부터 흠없는 분이란 평가를 받아왔고, 또 감사원장 정년이 70세라서 내년 6월이면 물러나야 하는 상황인데 굳이 전격 사퇴시킬 필요가 있었나"며 "성숙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부시 미국 대통령은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임명한 CIA 수장을 교체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런 전통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최고위원은 "정권이 바뀌면 무더기로 사람이 바뀌고, 인사 기준이 캠프에서 무엇을 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 인사 시스템은 바뀌어야 한다"고 일갈한 뒤 "이런 점이 대통령제의 폐해다. 이제 내각제를 깊이 생각해야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후임 감사원장은 대선 캠프에서 무슨 일을 했는지가 아니라, 또 공천 질서를 무시하고 영혼을 판 사람이 아니라 감사원장 직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돼 임기가 남아 있던 전 원장은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전달했는데 전 원장의 사의 표명이 사실상 현 정권의 사퇴 압박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 원장의 후임으로 송정호 전 법무부 장관과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