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15일로 예정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장관고시 연기와 재협상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자 "장관 고시를 강행한다면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손 대표는 "내일로 장관고시가 예정돼 있는데 정부는 아직도 장관고시를 강행할 뜻을 비치고 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중대결심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손 대표는 "국민과 함께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고 김효석 원내대표도 "국민 80%가 반대하는 마당에 강행하면 우리는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 경고한다"고 말해 촛불집회 등 장외투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수전 슈워브 USTR(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한승수 국무총리 담화문을 수용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정부는 미국도 문제 발생시 한국 측 주장을 수용할 것이란 주장을 펴고 있지만 손 대표는 이 역시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손 대표는 "미국 정부가 광우병 발생시 우리 입장을 인정한다면 이것을 협정에 명문화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손 대표는 이번 한·미 쇠고기 협상은 "어제 청문회에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인정했다.  MOU(양해각서)는 자칫 잘못하면 휴지조각이 된다.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반이 넘으며 법적 효과가 없는 것이 MOU"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이어 "(재협상 요구는)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좋은 소를 수입하겠다는 것이라고 호도하며 (정부는) 미국 소를 억지로 선전하고 있다"면서 "왜 이렇게 억지를 부리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한 뒤 "이 정부가 뭔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 정부는 마치 모든 것을 잘했는데 홍보를 제대로 못해서 국민이 오해하고 있다고 보는데 대통령이 이런 인식을 갖고 있으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과정을 통해 국민이 그렇게 건강에 관심이 많은 줄 몰랐다는 고백은 '국민 건강 그 쯤이야…' 이렇게 생각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CEO 대통령이라니까  이렇게 국민을 직원으로 깔봐서는 안된다"면서 "미국 대통령에게 잘 보이려고, 바이어한테 잘 보이려고 국민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구시대적 사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뒤 "우리는 지금까지 이 문제를 신사적으로 해왔는데 아직도 정부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그저 밀어붙이면 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거듭 "당장 장관고시를 연기하고 재협상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