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5일 "두 달 동안 청와대는 부자들이 모여있나 보다는 인상은 줬지만 '야, 정말 기민하게 국민들이 바라는 바를 일의 핵심을 파악해서 딱딱 할 일을 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굳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우리 청와대는 국민들에게 어떤 인상을 주어야하는가를 여러분이 생각해봐야한다"며 강도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자아를 관리할 수 있어야 청와대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면서 "청와대라는 곳은 어쩌면 근무할 때와 근무 자리를 떠난 이후에도 상당한 자기관리를 해야하는 자리다. 누구든 청와대를 대표하는 사람이고 얼굴"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이후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꾸준히 제기되는 등 청와대 기강해이를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특히 그는 "청와대 공직자는 자아를 한번 더 의식해야한다"며 "과연 내가 헌신하고 봉사하고 희생할 만한 결심이 돼있는가는 것을 스스로 점검할 기회도 없이 들어온 사람도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일하는 것이 명예스럽고 괜찮겠다, 가서 일하면 좋겠다는 계산만 갖고 일해서는 안된다. 헌신, 봉사, 희생의 각오를 갖고 와야하고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지금부터라도 그런 고민을 해야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내가 무엇을 준비했는가를 자기 자신, 가정, 친척, 교우관계 등 모든 면에서 생각해봐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통령 자리나 7,8,9급이나 공직자로서의 자세와 기본 정신은 다 똑같다. 내가 왜 공직자가 되려고 하는가, 공직자가 되면 무엇이 달라지는가를 심각하게 생각해야하는데 그런 생각이 좀 덜한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한 지 딱 두달이 됐는데 그동안 총선도 있고 재산등록도 있고 하다 보니까 집중을 해서 일할 수 있는 분위기가 못됐다"면서 "이제 마음을 다잡고 새로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이미지를 지금부터 형성해나가야한다"며 "국민들이 '청와대는 정말 실용적인 정책을 내놓는 데구나, 내놓은 정책은 끝까지 뒷바라지하고 챙기는 데구나'는 이미지를 줘야한다"고 역설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이 대통령은 실질적인 변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에너지 사용 절감 대책과 관련해서도 실내 온도 제한과 같은 정책을 내놓으면 국민들이 볼 때 현실성이 없다고 한다"며 "정부가 온도를 점검하러 다닐 수는 없지 않느냐"고 질책했다. 그는 "NGO단체가 국민켐페인을 하는 방안도 연구하면 좋겠고 7월부터 실시하는 노인 장기 요양보험도 어떤 문제가 나타날 것인가 미리미리 생각하고 대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산하 공기업 임원 공모할 때도 전문직은 철저히 공모해서 뽑아야한다. 민간 CEO 중에서 경쟁력이 있는 인물을 뽑아서라도 가도록 해야한다"며 "누가 주려고 마음먹고 형식적으로 공모하는 식이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장이 임명되면 협약서를 만드는 것이 좋다"면서 "임기 중 경영계획서를 제축하도록 해 계획대로 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면 임기중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대책발표에도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언론보도를 언급하며 이 대통령은 "신문을 보니 깐마늘값이 40몇% 올랐다고 돼있는데 값이 왜 올랐는 지 대책은 무엇인지를 주제로 실용적 회의를 해야하고 실용적 행정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은 현안 사항에 대해 청와대가 어떻게 대처해주느냐를 본다. 청와대가 마늘값 오른 것까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신뢰를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 각 수석실이 쇠고기 수입개방, 한미FTA 등 중요한 현안에 대해 "내 소관이 아니어서 잘 모르겠다"는 식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적 관심사는 서로 정보를 공유해 국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