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은 대여 공세의 초점을 미국산 쇠고기 개방에 맞췄다. 타 야당과의 공조도 펼칠 계획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미국 의회의 비준 동의안 처리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가 쇠고기 전면 개방이란 우리측 협상카드를 섣불리 꺼내 향후 미국과의 협상이 불리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주장이다. "다 내줬는데 미국 의회가 처리 안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김효석 원내대표)는 것이다. 더구나 각종 음식물에서 유해 물질이 발견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식탁 안전에 대한 국민 관심이 커졌으니 '광우병' 우려에 따른 국민 건강권 호소가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어 민주당은 고삐를 바짝 조일 태세다.
17대 국회에서 한미 FTA를 처리하자고 주장하던 손학규 대표도 쇠고기 전면 개방에 대한 당내 부정적 여론이 커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농촌 출신 의원들이 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입지가 줄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손 대표와 다른 당 지도부의 발언에는 온도차가 있다.쇠고기 개방 문제를 정치쟁점화 하려는 민주당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도부는 22일 오전 축산업계와 간담회를 가졌고 손 대표는 이날 서울 가락동 도축장을 방문했으며, 최인기 정책위의장은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당은 오후에도 한미 정상회담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여는 등 숨가쁘게 움직였다. 당에선 대변인단을 동원해 브리핑과 논평을 통해 지원사격을 펼치는 등 쇠고기 개방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당 지도부가 '한미 FTA'처리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이 문제를 접근하는 것과 달리 손 대표는 정부의 '협상력 부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날 서울 축산물공판장을 방문한 손 대표는 "협상이라는 것은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정상인데 미국 요구를 일방적으로 다 들어줬다"면서 "쇠고기 협상을 보면 이건 협상도 아니다"며 이명박 정부를 맹비난했다. 손 대표는 오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평가와 전망' 토론회에서도 "모든 것을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상황이 됐다. 이것이 새로운 전략적 한미동맹의 모습이라면 대단히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어떤 경제적 실익을 갖고왔는지 알 수 없고 쇠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해 안방을 통째로 내준 것 아닌지 걱정"이라고도 했다.
반면 김효석 원내대표는 쇠고기 전면 개방 문제를 한미 FTA 처리 문제와 결부 시키고 있다. 이미 17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손 대표와 입장차가 있다고 밝힌 김 원내대표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한미 FTA 문제는 누차 우리 입장을 말한 바 있고 추호도 변함이 없다"면서 "우리 당 정책기조가 바뀔만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날 기자회견까지 연 최 의장도 "굴욕적인 개방 결정이라 할 이명박식 개방"이라며 "소문난 잔칫상에 '광우병 쇠고기'만 놓인 셈"이라고 비난했다. 최 의장은 "정부가 미 의회의 한미 FTA 조기비준 분위기 조성을 위해 협상을 타결했지만 이것도 확실한 게 아니다"면서 "오히려 미 의회는 이를 기회로 자동차 등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