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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당권과, 멀게는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한나라당 거물급 스타플레이어들의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이들간 힘의 기울기는 일단 7월 전당대회를 통해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로선 유력 주자가 뚜렷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당권과 차기 대권까지 바라보는 인사들간 신경전이 이명박 대통령 임기 초반부터 시작되는 양상이다.
가장 큰 쟁점은 누가 7월 집권 여당의 새 대표가 되느냐다. 친이명박계인 이재오 의원의 낙선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 의원들 중 당 대표로 도전할 만한 인사들이 당 밖에 있는 상황이라 현재 거론되는 의원들은 분위기를 관망하며 출마 타이밍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래서 일단 드러나는 충돌은 많지 않다. 다만 물밑 신경전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당권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홍준표 의원은 22일 당권은 물론, 잠재적 차기 대권 경쟁자들에게 잽을 한방씩 날렸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고 차기 대권을 준비 중인 정몽준 최고위원에겐 '당 기여도'를 소재로 견제구를 던졌다. 홍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했는데 사회자로부터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을 받자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홍 의원의 이 같은 답변에 사회자가 "가능성이 없진 않다 라는 말이냐"고 하자 그는 정 최고위원을 겨냥, "당에 들어온 지 6개월 밖에 안되는 분도 대표 출마한다고 하는데요"라며 웃었다. 대선 직전 입당한 정 최고위원의 '당 기여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당권은 아니지만 잠재적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대립각을 세웠다. 쟁점은 '뉴타운'이었다. 오 시장은 두 차례에 걸쳐 뉴타운 추가 지정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는데 홍 의원은 이날 "오 시장이 서울시장에 나섰을 때 공약으로 뉴타운 50개를 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면 서울시장 공약할 때 허위공약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 역시 홍 의원의 대표 공약이라 할 수 있는 '반값 아파트'에 대해 "아파트를 반값에 공급해 시민들이 재테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정부가 할 일이 아니다"며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홍 의원과 오 시장은 2006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경쟁했었다.
홍 의원은 청와대 정무라인 교체 논란에도 발을 담갔다. 정두언 의원 등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정무라인 '교체'를 주장하고 있는데 홍 의원은 "기능을 보완하면 될 것을 교체하자고 덤비는 것은 속좁은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교체를 요구하는 소장파 의원들에겐 "작은 권력투쟁이 시작되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소권력 투쟁쯤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