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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석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도… 고민이 부족하다"
이낙연 통합민주당 의원은 21일 자당에 이런 쓴소리를 했다. 대선 참패, 4·9 총선에서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얻지 못했음에도 당권 경쟁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날 '제18대 총선 이후 통합민주당의 진로'란 보도자료를 내고 "총선에서 민주당은 참패했고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국회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됐다"면서 "참패보다 더 참혹한 표현이 있다면 그쪽이 옳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당 총선 결과를 평가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의석만으로는 개헌도 저지할 수 없고 일반 법안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을만큼 절박한데도 고민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먼저 지난 16일 자당 주최로 열린 총선 평가 토론회에 현역 의원 2명만이 참석한 것을 거론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절박한데 고민이 부족하다"며 "지난주 민주당 진로에 관한 토론회에는 제18대 국회의원 당선자(81명 중) 3명만 끝까지 참석했다. 그런 안이한 태도로 앞날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걱정"이라고 했다.
점점 가열되고 있는 당권경쟁에 대해서도 "당 지도부는 다른 정파에서도 신뢰하는 인물로 짜여지는 것이 좋고 일반 국민일 수긍할 만한 인물로 구성돼야 한다. 그만한 인물이 많지는 않겠지만, 없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 와중에도 계파를 따지는 흐름이 생긴다면 민주당은 이 처절한 곤경을 이겨낼 수 없다. 민주당 내부 논리에 함몰되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이 의원(전남 함평·영광·장성)은 당내 수도권 의원들이 '호남당' 탈색을 위해 호남 출신 의원들의 2선 후퇴를 요구하는 데에도 불만을 나타냈다. 이 의원은 "진용을 말할 때면 으레 호남 문제가 등장하고 호남 당선자들은 전면에 가급적 적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주장을 한다. 주로 수도권 인사들이 그렇게 말한다"면서 "호남에서 선거를 쉽게 치렀다거나, 민주당이 호남당 이미지를 더 굳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유"라고 설명한 뒤 "그러나 민주당이 인물 출신지역을 따질 만큼 여유롭진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영남 문제로 싸우지 않는다"며 "영남은 괜찮고 호남은 문제라는 근거는 없다. 선거 때는 호남 출신에게 의지하다가 선거 후에는 다른 말을 한다면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호남만으로는 안된다. 그러나 호남이 없어서는 안된다"면서 "출신 지역을 뛰어넘는 총력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