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합민주당은 16일 4·9 총선을 평가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향후 정국도 전망했다. 대선과 총선 패인을 분석하고 대안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였다. 6월 전당대회를 두고 당내에선 '정체성' 논란도 가열되고 있는데 민주당은 이날 토론회를 통해 그 해답도 찾아보려 했다.

    토론회는 정책연구소인 한반도전략연구원(원장 배기선) 주최로 열었고 장소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잡았다. 당의 노선을 둘러싼 의원들간 신경전이 치열한 만큼 '당 정체성'을 다룰 이날 토론회에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빗나갔다. 축사를 하려고 참석한 손학규 대표가 "오늘 이 자리가 흔히 정당에서 선거가 끝나면 의례적으로 하는 평가와 정국전망이 아니라 토론에서 얻어지는 것이 피가 되고 살이 될 수 있도록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했지만 참석한 의원 및 당선자는 4명에 불과했다. 배기선 의원이 토론회 주최자임을 감안하면 실제 참석한 인원은 3명(이낙연 김성곤 의원, 김상희 당선자) 이었다.

    소회의실이라 토론장 규모가 작았음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마저도 채우지 못했다. 결국 민주당은 발제자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손 대표는 인사말에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분이 참석해주고 많은 관심을 보여주신 것을 보니 우리 당에 확실히 희망이 있고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있다"고 했지만 발제자로 나선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발제 전 의원들의 저조한 참석 상황부터 지적했다. 성 기자는 "손 대표가 시작할 때 이 자리에 굉장히 많이 모여 희망이 있다고 했다. 의례적인 인사말이긴 하지만 그 말씀이 귀에 좀 걸린다"며 "진짜 희망이 있을까 싶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축사 뒤 곧바로 자리를 떠 성 기자의 이런 지적을 듣지 못했다.

    사회를 본 조현옥 한반도전략연구원 부위원장조차도 "사실은 당 지도부나 당선된 분들이 와서 들어야 하는데 다들 고민이 다른 데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비판했고 연구원 관계자도 "오늘 이 자리가 왜 이렇게 허술하냐고 지적하는데 정당 안에서는 선거 결과에 민감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평가토론회를 하자고 했을 때도 (당에선) '왜 이런 시점에 해야 하느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털어놨다.